CJ대한통운이 내년부터 ‘주7일 배송·택배기사 주5일 근무제’를 도입한다. CJ대한통운을 통하면 쿠팡처럼 주말에도 택배를 받을 수 있는 시스템이 구축된다. CJ대한통운과 쿠팡의 물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온라인 쇼핑 플랫폼의 배송 경쟁력이 올라갈 것으로 기대된다.
CJ대한통운은 이르면 내년부터 일요일과 공휴일을 포함해 언제든 택배를 받을 수 있는 배송 서비스 ‘매일 오네(O-NE)’를 시작한다고 20일 밝혔다. 주7일 배송이 택배기사의 과로로 연결되지 않도록 주5일 근무제도 시행한다. CJ대한통운은 대리점, 택배기사, 전국택배노동조합과 상호협력을 합의했다. 구체적인 배송 시스템은 이해 관계자 협의를 거쳐 10월쯤 발표 예정이다.
365일 익일·새벽배송은 쿠팡이 이커머스업계에서 시장지배력을 키울 수 있었던 핵심 경쟁력으로 꼽힌다. CJ대한통운의 주7일 배송은 자체 물류 시스템을 갖춘 쿠팡이 압도하던 시장에서 다른 이커머스 기업들의 경쟁력 또한 끌어올릴 것으로 예상된다. 티몬·위메프 사태 이후 위축됐던 오픈마켓 시장에 활력을 줄 것으로도 기대된다. 소비자 선택권이 다양해지면서 쇼핑 편의성도 커질 전망이다.
대리점, 택배기사, 택배노조 등 택배산업 생태계 구성원 간의 협력을 통해 진행된다는 점도 의미 있다. 일방적인 주7일제 도입이었다면 업무량 증가에 따른 반발이 이어질 수밖에 없다. 하지만 택배기사 주5일제를 도입하는 동시에 대리점의 운영환경 등을 고려해 서비스 운영방안을 만들기로 해 갈등 요소를 줄였다.
택배기사 주5일 근무제는 단계적으로 전환된다. 사회적 합의에 따른 가이드라인인 주당 60시간 근무를 준수하면서 실질적인 휴식 일을 확대하기로 했다. 기존 배송구역을 보장해 수입 감소 없는 주5일 근무제가 안착하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물류업계 1위인 CJ대한통운의 주7일 배송제와 주5일 근무제는 롯데·한진·로젠택배로도 확장될 가능성이 있다. 앞서 쿠팡의 물류 자회사 쿠팡로지스틱스서비스(CLS)가 내년부터 야간 택배기사들에게 격주 주5일제를 적용하고 주간 택배기사들에게는 의무휴무제를 도입하기로 했다.
CJ대한통운은 아시아 최대 규모의 곤지암메가허브를 비롯한 14개 허브터미널, 276개 서브터미널을 기반으로 주7일 배송시스템을 추진한다. 인공지능(AI)과 빅데이터 역량을 동원해 새로운 시스템 가동을 준비하기로 했다. 윤진 CJ대한통운 한국사업부문 대표는 “소비자와 택배산업 종사자 모두가 상생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이커머스의 핵심 동반자로서 산업생태계 발전에 기여하는 택배산업의 새로운 표준을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문수정 기자 thursda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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