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는 구덕운동장 재개발사업 추진과 관련해 인근 주민을 포함한 시민 의견을 수렴한 뒤, 그 결과에 따라 사업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20일 밝혔다.
구덕운동장은 1928년 준공된 부산 최초의 공설운동장으로, 부산의 역사와 시민의 정서를 간직한 상징적인 장소다. 하지만 1973년 신축 이후 50년이 지나면서 시설이 노후화되었고, 운동장으로서의 기능이 미미해 새로운 공간으로 재탄생해야 한다는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되어 왔다.
이에 부산시는 도시환경 개선과 서부산권 원도심 활성화를 목표로, 서구 주민을 비롯한 시민들의 요청에 따라 구덕운동장 재개발사업을 검토해왔다.
시는 제대로 된 사업 추진을 위해 국토교통부의 도시재생 혁신지구 지정과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공공기금 출자 및 융자금을 활용하는 방안을 통해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사업비 조달과 신속한 절차 이행을 위해 일부 주거시설 건립계획이 포함될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 시의 설명이다.
그러나, 인근 주민들은 주거시설 건립에 반대 의견을 제기하고 있다는 것이다. 공한수 부산 서구청장도 전날 입장문을 내고 “국·시비 뿐만 아니라 공동주택 건립을 통한 주택도시기금 확보가 불가피하다는 부산시의 입장에 구청장으로서 원칙적으로 찬성한 것”이라며 “구덕운동장 재개발 구역 내에 공동주택이 들어서는 것을 반대한다”며 기존 찬성 입장을 철회했다.
시는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는 분위기다. 도시재생 혁신지구 후보지 지정이 이달 말 최종 선정될 예정인 상황에서 구청장이 불과 며칠 만에 입장을 번복하고, 63개 지역 시민단체들이 아파트 건립에 반대의 목소리를 내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부산시는 구덕운동장 복합개발사업에 시민들의 의견을 직접 듣고 반영하는 과정을 거쳐 사업을 추진하기로 했다. 시는 조만간 서구 주민을 포함한 시민들의 의견을 수렴하기 위해 여론조사나 설문조사를 시행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박형준 부산시장은 "구덕운동장 재개발사업은 서구 주민을 비롯한 시민들의 의견을 충분히 반영해 투명한 의사결정을 내겠다"면서 "시민 소통을 강화해 구덕운동장이 서부산권의 새로운 중심지로 재탄생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부산=윤일선 기자 news8282@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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