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에서 화재나 폭발이 일어날 경우 보험사가 지급하는 보상금(손해액)이 내연기관 차량의 2배에 육박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18일 보험개발원에 따르면 최근 5년(2019~2023년)간 화재·폭발 사고에 따른 건당 손해액은 전기차 1314만원, 내연차 693만원이다. 전기차 손해액이 내연차의 1.9배에 이른다. 전체 사고 건당 손해액도 전기차는 296만원으로 내연차(178만원)보다 1.7배 많았다.
전기차에서는 내연차보다 화재·폭발도 더 발생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같은 기간 화재·폭발로 인한 자기차량손해보험 사고 건수는 전기차 1만대당 0.93대(총 53건)인데 내연차는 0.9대(6256대)다. 전기차 보급이 본격화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전체 화재·폭발 건수가 적지만 비중으로는 내연차를 앞지른 것이다. 1년 전인 2018~2022년 분석 때까지만 해도 전기차는 1만대당 0.78대였다.
화재·폭발뿐 아니라 모든 자차보험 사고 건수를 비교해도 전기차가 내연차보다 많다. 지난해까지 5년간 전기차의 전체 자차손해보험 사고 건수는 1만대당 1096대(총 6만2266대), 내연차는 880대(614만2573대)다. 전기차가 내연차 대비 1.25배 많다.
전기차 보험료는 내연차보다 7%가량 높다. 삼성화재는 최근 전기차에 내연차의 1.4배가량의 보험료를 책정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보험개발원은 전기차의 평균 주행거리가 내연차 대비 높아 사고가 자주 발생한다고 보고 있다. 출력이 높은 전기차 특성상 급가속이 가능한 점도 사고율 상승에 유의미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분석된다.
한편 이달 1일 인천 서구 청라국제도시의 한 아파트 지하주차장에서 발생한 독일 메르세데스 벤츠 전기차 화재 사건으로 피해를 본 차주의 자차보험 처리 신청은 700대를 넘어섰다. 삼성화재의 경우 해당 사고로 인해 360대의 자차보험 처리 신청이 접수됐고 이에 따른 손해액이 22억원에 이를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앞으로 화재 원인 조사 결과가 나오면 구상 절차를 밟을 예정이다.
김진욱 기자 realit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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