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유명 드라마 ‘프렌즈’의 챈들러 역으로 세계적 인기를 끈 배우 매튜 페리의 사망과 관련한 전말이 드러났다. 그의 케타민 중독을 돈벌이에 이용한 의료인과 주변인들이 있었다는 것이다.
로스앤젤레스(LA) 연방 검찰은 15일(현지시간) 페리 사망 관련 수사 결과를 발표하고 페리에게 많은 양의 케타민을 공급해 준 의사 2명과 페리와 함께 거주한 개인 비서, 케타민 공급업자 등 5명을 기소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이들은 배우와 다른 사람들에게 케타민 약물을 대량으로 공급한 ‘광범위한 지하 범죄 네트워크’의 일부”라며 “이들은 페리의 케타민 중독을 자신들의 돈벌이에 이용했다”고 지적했다.
페리는 지난해 10월 28일 오후 미국 로스앤젤레스(LA) 자택의 온수 수영장에서 사망한 채 발견됐다. LA 카운티 검시국은 페리의 사인을 “케타민 급성 부작용”으로 결론지었다. 페리의 위장에서는 극미량의 케타민이 발견된 반면 혈액에서는 전신 마취에 사용되는 것과 거의 같은 양의 케타민 수치가 확인됐다.
검찰 조사에 따르면 페리는 우울증과 불안 증세를 치료하기 위해 케타민 주입 요법을 받아 왔다. 마지막 치료는 사망 시점으로부터 1주일 반쯤 전이었다. 검찰은 “의사들은 페리에게 다량의 케타민을 공급했으며 심지어 문자메시지에서 페리가 얼마를 지불할 의향이 있는지 궁금해 했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또 평소 다니던 병원의 의사들이 원하는 양의 케타민을 처방해주지 않자 자신들을 찾아온 페리에게 12달러짜리 케타민 한 병을 2000달러에 제공했다. 검찰은 “그들은 자신들이 하는 일이 잘못됐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며 “이들은 페리 사망 직후 케타민을 사인으로 언급하는 메시지도 교환했다”고 전했다.
이들은 만성 통증과 우울증을 치료하는 데 때때로 사용되는 강력한 마취제인 케타민을 페리에게 제공하는 데 관여한 사실을 은폐하려 했으며 페리 사망 이후 기록도 위조했다고 검찰은 덧붙였다.
페리가 개인 비서로부터 사망 당일 여러 차례 주사를 맞은 사실도 수사당국은 확인했다. 이 비서는 페리가 사망한 것을 발견한 인물이다. 페리의 개인 비서는 페리가 사망하기 4일 전 25병을 포함해 모두 50병의 케타민을 공급책으로부터 제공받은 것으로 파악됐다.
LA 경찰국은 페리 사망 이후 마약단속국(DEA)의 도움을 받아 페리가 어떻게 그렇게 많은 양의 케타민을 복용하게 됐는지에 대해 수사해 왔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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