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 올림픽 배드민턴 여자 단식에서 금메달을 딴 안세영 선수가 대표팀에서 막내라는 이유로 7년간 선배들의 빨래와 청소를 도맡아 왔다는 사실이 알려졌다. 안세영 측의 개선 요청에도 대표팀에서는 관습이라는 이유로 해결이 어렵다는 입장을 전한 사실이 전해지자 누리꾼들은 공분하고 있다.
14일 SBS 등에 따르면 안세영의 부모는 지난 2월 대한배드민턴 협회 관계자를 만나 7가지 요구 사항을 전달했다. 요구 사항에는 소속 팀에서 재활하게 해달라는 요청과 선수촌 내 생활 문제 개선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안세영은 중학교 3학년이던 2017년 대표팀에 발탁됐다. 이후 7년간 일부 선배줄의 끊어진 라켓 줄을 갈고 방 청소와 빨래를 도맡아온 것으로 전해졌다. 이 때문에 일과 시간이 끝난 후에도 제대로 휴식을 취하지 못 했다는 게 안세영 측의 주장이다.
협회는 이같은 면담 내용을 대표팀에 전달했지만 코치진은 “오래된 관습이기 때문에 당장 문제를 해결할 수는 없다”며 “점진적으로 고쳐나가겠다”고 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 외 안세영 측은 1인실 우선 배정, 코치진과의 직접 소통, 후원사 외 운동화 착용, 항공 티켓 업그레이드 등을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7가지 요구 중 수용된 건 2가지다. 진천 선수촌은 파리 올림픽 출전 선수들에 1인실을 우선 배정했다. 안세영 또한 1인실을 배정 받았다. 다만 파리 올림픽 참가를 위한 해외 숙소는 재정 문제로 2인실로 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항콩티켓의 경우 자리 변경이 가능한 이코노미석을 제공했다. 다만 업그레이드 비용은 선수가 부담하기로 했다. 운동화는 변경 대신 후원사가 맞춤 제작을 하는 방향으로 바뀌었다. 그 외 요구는 ‘개선을 주문했다’는 요청 상태로 정리됐다.
소식이 전해지자 누리꾼들은 대표팀과 코치진을 비판하고 나섰다. 누리꾼들은 “요즘은 군대도 안 그런다” “중3을 데려와서 빨래를 시킨 건 아동학대” “관습이 아니라 악습” “관습이라고 말하는 것 자체가 배드민턴계가 얼마나 엉망인지 알 수 있는 대목” “선배는 존중 받아야 하지만 후배를 가정부로 만들면 안된다” 등의 댓글이 달렸다.
권민지 기자 10000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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