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과의 과거사를 언급하지 않은 윤석열 대통령의 광복절 경축사를 두고 일본 언론도 “이례적”이라고 평가했다. 윤 대통령이 축사에서 새롭게 발표한 ‘8·15 통일 독트린’의 핵심은 자유와 통일이다.
일본 마이니치 신문은 ‘한국 대통령 연설에 일본 비판 없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한국) 대통령의 광복절 연설에서는 역사 문제 등을 둘러싼 대일 비판을 담는 사례가 많았으나 대일 관계를 중시하는 윤 대통령의 연설에서는 작년에 이어 일본 비판이 전무했다”고 15일 보도했다. 그러면서 “광복절 연설에서 일본과 관련한 생각을 언급하지 않은 것은 이례적”이라고 평가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도 “일본의 식민 지배로부터 해방을 기념하는 광복절 행사 연설에서 대일 관계나 역사문제에 대해 직접 언급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산케이신문은 “연설 대부분을 통일 문제에 할애, 대일 관계에 대한 구체적 언급은 없었다”고 보도했다.
윤 대통령이 이날 발표한 축사에서 가장 많이 언급한 표현은 ‘자유’다. 자유는 50회 언급됐다. 통일(36회), 북한(32회) 등도 반복돼 언급됐다. 반면 광복(6회), 독립(3회) 등 과거사와 관련한 표현은 적었다.
일본은 2회 언급되는 데 그쳤다. “작년 우리의 1인당 국민소득은 처음으로 일본을 넘어섰다” “올해 상반기 한국과 일본의 수출 격차는 역대 최저인 35억 달러를 기록했다” 등 일본과의 관계에 대한 언급이 아닌 비교 대상으로서 일본을 활용하는 수준이었다.
경축사에 한일 관계에 대한 메시지가 포함되지 않은 것은 한일관계에 대한 자신감이라는 게 대통령실의 설명이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이날 용산 대통령실에서 기자들과 만나 “오늘 연설문은 자유 가치를 기반으로 해오면서 우리 무역이나 경제의 영향이 일본과 대등하게 선의의 경쟁을 펼칠 수 있을 정도로 커졌다는 함의가 있다”며 “한일관계를 지적하지 않았지만 한일관계에 대한 자신감을 내비친 것”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과거사에 대해서 아직도 문제시되는 게 있다면 지적하고 개선해 나가겠지만 좀 더 큰 미래 바라보며 일본의 협력을 견인해 나갈 때 그것이 진정한 극일(克日)이 아닌가 그렇게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권민지 기자 10000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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