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츠 전기차 화재 사고로 인천 청라의 한 아파트 지하주차장이 전소하자 전국 아파트 거주자들이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사고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도록 선제적으로 전기차의 지하주차장 금지를 입주자회의에서 논의하는 식이다.
5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저희 아파트 입주자 회의에서 난리남”이라는 제목의 게시글이 올라왔다. 작성자 A씨는 인천 전기차 화재 이후 대책 마련을 위해 입주민회의를 소집해 전기차의 지하주차장 금지를 논의하던 중 언쟁이 벌어졌다고 밝혔다.
A씨는 “압도적으로 전기차 지하 주차 반대여론이 높은 상황에서 전기차주들이 ‘난 하던 대로 지하에 주차하겠다. 불나면 화재보험으로 처리해라’ 식으로 얘기하자 분노한 입주민들이 욕을 했다”며 “전기차주와 입주민이 멱살잡이까지 하던 중 누군가 경찰에 신고해 경찰이 와서 전기차주를 밖으로 내보냈다”고 했다.
이어 “남은 입주민끼리 전기차 지하주차 금지 규약을 만들기로 했다”며 “전기차주들은 소송을 걸겠다고 하는 분위기인데 결론이 어떨지 궁금하다”고 했다.
물리적 갈등 없이 입주민 간 논의를 마친 모범적 사례도 공유됐다. 서울에 거주한다고 밝힌 누리꾼 B씨는 “충전설비는 최대한 이른 시일 내에 지상으로 이동조치할 수 있도록 하고 지상에 가장 아파트 단지와 이격된 곳에 이동하기로 결의했다”며 “약 500가구 중 30대의 전기차가 등록돼 있는데 모든 차주들이 동의했다”고 밝혔다.
이어 “아파트 특성상 법률가분들이 많이 거주하시는데 사유지 내 전기차 지하주차장 출입금지는 입주민의 결의만으로 가능한 부분으로 아무런 법적 문제가 없다고 검토해주셨다”고 덧붙였다.
앞서 지난 1일 인천 청라의 한 아파트 지하주차장에서 발생한 벤츠 전기차 화재사고는 약 8시간 만에 진화됐다. 화재 당시 지하주차장의 내부 온도가 1500까지 치솟으면서 전기설비와 수도 배관 등이 녹았다. 아파트 단지 14개동 가운데 5개동 480가구의 전기가 끊겨 102가구 307명의 이재민이 인근 학교 등 피난처에서 생활 중이다.
권민지 기자 10000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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