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펜싱 여자 사브르 대표팀이 사상 처음으로 올림픽 단체전 은메달을 따냈다.
윤지수(31)와 전하영(22·이상 서울시청), 최세빈(23·전남도청), 전은혜(27·인천중구청)로 이뤄진 한국 여자 사브르 대표팀은 4일(한국시간) 프랑스 파리 그랑팔레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여자 사브르 단체전 결승에서 우크라이나에 42대 45로 아쉽게 패해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비록 금메달에는 닿지 못했지만 지난 2020 도쿄 올림픽의 동메달을 넘어선 역대 최고 성적이다. 결승에 오른 것도 이번이 처음이다. 세계 랭킹 4위인 한국은 1위 프랑스를 준결승에서 격파하며 금메달까지 노렸지만, 우크라이나의 에이스 올하 하를란과의 대결에서 밀리면서 은메달에 만족해야 했다.
경기 후 공동취재구역에 나타난 선수들의 얼굴엔 기쁨과 아쉬움이 함께 드러났다. 마지막 주자로 나섰던 막내 전하영은 “침착하려고 했는데 하를란 선수가 나보다 훨씬 경험 많고 베테랑이라 정신적인 면에서 많이 밀린 것 같다”면서도 “나도 할 수 있다는 걸 배웠다”고 말했다.
최세빈은 “(남자 사브르) 박상원 선수가 훈련하는데 찾아와서 ‘세빈아 피스트 올라가서 그냥 미치면 된다’고 했다. 언니들한테도 ‘미치면 할 수 있대요’라고 했는데 정말 우리 모두 미친 것 같다”고 웃었다.
이번 대표팀은 윤지수를 제외하고 모두 첫 올림픽 출전이다. 도쿄 대회의 주축들이 빠지며 우려가 컸지만 ‘젊은 피’들이 기대 이상의 성적으로 보여줬다. 세대교체에 성공한 대표팀은 다음 대회에 대한 자신감도 드러냈다. 교체 멤버로 투입돼 맹활약한 전은혜는 “4년 뒤에 금메달을 따려고 이렇게 이번에 은메달을 땄다고 생각한다”며 “우리 팀 정말 잘하지 않나”고 되물었다.
한국 펜싱은 이번 대회를 금메달 2개와 은메달 1개로 마무리했다. 오상욱(28·대전시청)의 남자 사브르 개인전과 단체전 석권에 이어 여자 사브르 단체전에서도 은메달을 추가하면서 ‘사브르 르네상스’를 맞이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정신영 기자 spirit@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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