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자동차 업계에 지각 변동이 일어났다. 혼다와 닛산자동차 연합에 미쓰비시자동차가 합류할 전망이다. 3사 연합이 현실화할 경우 이들의 판매량은 800만대를 넘어서 도요타와 양강 구도를 이룰 것으로 예상된다.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28일 미쓰비시가 혼다·닛산과 비밀유지계약을 맺고 포괄적 협력을 위한 협의를 시작했다고 28일 보도했다.
앞서 혼다와 닛산은 3월 전기차와 차량 소프트웨어(SW) 등에서 포괄적 협업을 위해 전략적 파트너십을 검토하기 시작한다는 내용을 담은 각서를 체결했다. 당시 미쓰비시는 닛산이 34.01%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지만은 합류를 결정하지 않았다.
혼다의 2024년 3월 글로벌 판매량은 407만대, 닛산은 344만대로 각각 일본 2, 3위 규모다. 미쓰비시의 81만대가 더해지면 3사 연합의 판매량은 833만대에 달한다. 스즈키, 스바루, 마쓰다, 다이하쓰와 제휴한 도요타 그룹(약 1600만대)과 양강 체제를 구축할 수 있게 되는 셈이다.
혼다, 닛산, 미쓰비시가 손을 잡는 배경에는 전기차 부상 등 자동차 업계 대전환에 대한 위기감이 있다. 닛케이는 “미국 테슬라와 중국 업체들은 전기차에 막대한 투자를 하고 있어 일본 업체들만으론 한계가 있다”며 “3사 협력을 통해 국내의 도요타뿐 아니라 테슬라와 중국 자동차 업계에 맞설 것”이라고 전했다.
실제 지난해 전기차의 글로벌 판매량에서 닛산은 14만대, 혼다는 1만9000대로 테슬라(180만대), BYD(157만대)에 크게 밀린다.
미쓰비시는 혼다·닛산과 제휴의 세부 사항에 대해선 협의를 진행할 예정이다. 3사는 우선 차량 소프트웨어 표준화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이는 차세대 자동차 핵심 기술 중 하나로 무선 통신을 활용한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만으로도 차량 성능을 향상할 수 있게 한다. 하지만 막대한 개발비가 소모된다는 점이 문제다.
닛케이는 “3사 협력으로 비용을 줄이면서 고성능 기술을 도입해 경영 자원을 다른 전동화 분야로 돌릴 수 있다”고 분석했다. 또 3사는 차량 라인업 간 상호 보완도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김이현 기자 2hyu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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