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전환자 19세 여성, 클로이 콜은 지난 4월 캔자스주의회에서 12살 때 유방절제술과 이성호르몬 투여 등 성전환 경험과 이후 부작용을 발표하며 미성년자 성전환치료를 반대했다. 청소년 시기에 MTF(Male To Female) 성전환 수술을 받은 남성 Kobe(익명)도 작년 7월 Fox News와 인터뷰에서 “다른 사람들은 자신과 같은 선택을 하지 않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미국 최초로 캘리포니아주에서 트랜스젠더 학생이 성정체성을 변경 사실을 부모에게 알리는 것을 금지하면서 학부모의 권리를 침해한다는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한국도 수술 없는 성별 정정의 가능 여부를 검토 중인 상황에서 남 일이 아니라는 우려가 제기됐다.
15일(현지시간) 뉴욕포스트 등 미국의 주요 언론에 따르면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가 학교가 자녀의 성정체성을 부모를 포함한 타인에게 공개하는 것을 금지하는 ‘트랜스젠더 학생보호법안(AB1955)’에 서명했다.
유치원부터 고등학생까지 적용되는 법안은 교사·교직원이 학생의 이름이나 성별을 변경한 사실을 부모에게 알리면 합법적 해고가 가능하다. 법안 발의자인 크리스 워드 주 하원의원은 “교사들은 성별을 파악하는 경찰이 돼서도, 교실에서 학생들의 신뢰와 안전을 침해해서도 안 된다. 가족에게 커밍아웃하는 건 학생 본인의 결정에 달려있다”고 밝혔다.
민주당 소속의 뉴섬 주지사가 2019년에 취임 후 캘리포니아주에서는 사회적 논쟁을 일으키는 정책이 잇따라 도입됐다. 지난해는 2026년까지 모든 캘리포니아 학교에 성중립화장실 설치를 의무화하는 법안 ‘SB760’과 성소수자 학생들의 요구 사항을 파악하는 전담 조직을 구성하는 법안 ‘SB857’에도 서명했다.
‘캘리포니아 가족협의회’ 등 학부모 단체는 이번 법안이 학부모의 권리를 침해하는 것이라고 반대했고 법안 저지를 위해 캠페인에 참여했던 한인 커뮤니티도 우려의 목소리를 보탰다.
이진아 남가주 다음세대지키기 대표는 22일 국민일보와 전화 인터뷰에서 “AB1955는 부모가 하루 아침에 자녀들을 빼앗기게 되는 끔찍한 법”이라며 “트랜스젠더 청소년이 또래보다 자살시도의 가능성이 3배 더 높다는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의 연구결과도 있다. 성정체성이 아직 확립되지 않은 자녀의 미래에 우울증 등 더 큰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우려했다.
또한 “2020년에 성전환을 원하는 미성년자에게 성호르몬 투여를 하는 성전환 치료를 합법화한 법안 ‘AB2218’이 이미 통과됐다”며 “이런 상황에서 부모는 자녀에게 어떤 변화가 일어나는지도 모르게 됐다”고 지적했다.
태평양법률협회의 한인디렉터인 주성철 목사도 “본 협회도 학부모 권리를 주장하며 캘리포니아주정부를 소송했고 앞으로 법원 공방이 치열할 것”이라며 “만약 내년 1월부터 법안이 실시된다면 캘리포니아 공립학교는 거의 전멸상태가 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한국에서는 현재 대법원 행정처가 대법원사무처리지침(예규)에서 성별정정 허가 결정 시 성전환수술 요건의 삭제 여부를 검토 중이다.
쟁점이 된 조항은 ‘성전환자의 성별정정허가신청사건 등 사무처리지침’의 ‘제6조(참고사항)’다. 해당 조항은 법원이 ‘신청인이 성전환 수술의 결과 생식능력을 상실했고 향후 종전의 성으로 재전환할 개연성이 없거나 극히 희박한지 아닌지’를 확인할 수 있다는 내용이 포함된다.
앞서 국가인권위원회와 일부 법원에서는 예규 제6조가 성전환수술이 성별정정 허가 여부를 가르는 기준으로 신청인의 건강권을 침해하는데 악용될 수 있다는 의견을 제시한 바 있다.
자유와평등을위한법정책연구소의 연구실장인 전윤성 미국 변호사는 “한국도 수술없는 성별 정정이 가능해지면 교육현장에서도 혼란이 가중될 것”이라며 “미국의 사례처럼 성정체성이 계속 변하는 학생이 발생하고 성전환수술을 받지 않은 트랜스젠더 남학생이 여자 탈의실이나 화장실을 사용할 수 있게 된다”고 설명했다.
김수연 기자 pro1111@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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