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암살 시도에 사용된 총기를 용의자 부친이 구입한 것으로 추정된다는 외신 보도가 나왔다. 아울러 용의자의 차량과 자택 내부에서 폭발물이 발견된 것으로 전해졌다.
AP통신은 14일(현지시간) 2명의 사법당국 관계자를 인용해 트럼프 전 대통령 총격에 사용된 무기가 범인으로 지목된 토머스 매슈 크룩스(20)의 부친 것으로 수사관들이 믿고 있으며, 해당 총기는 최소 6개월 전에 구입된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크룩스가 범행에 쓴 것은 AR-15 반자동 소총으로, 군용 총기인 M-16을 민수용으로 개량한 것이다. 총기 난사범들이 자주 사용해 악명이 높은 총기다.
크룩스가 차량과 자택에 폭발물을 소지하고 있었다는 보도도 나왔다. CNN은 복수의 사법당국 관계자를 인용해 총격범의 차량과 집 안에서 폭발물이 발견됐다고 보도했다. 월스트리트저널도 수사당국을 인용해 총격 사건 당일 크룩스가 운전한 차량이 트럼프 전 대통령의 유세 현장 근처에 주차돼 있었고, 이를 수색하는 과정에서 폭발물이 발견됐다고 전했다.
앞서 트럼프 전 대통령은 13일 오후 펜실베이니아주 버틀러에 마련된 야외 무대에서 선거 유세를 하던 중 총격을 당해 오른쪽 귀 윗부분에 관통상을 당했다. 그는 곧장 병원으로 후송돼 긴급치료를 받은 뒤 퇴원했다. 이후 미 동부 뉴저지 뉴어크 리버티 국제공항으로 이동했으며, 전세기에서 다른 사람의 도움 없이 계단을 내려오는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다.
FBI는 총격범이 20세 남성인 토머스 매슈 크룩스라고 발표했다. 크룩스는 트럼프가 있던 현장과 불과 120m 떨어진 건물 지붕에서 여러 발의 총격을 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를 두고 당시 트럼프 전 대통령의 경호를 담당한 국토안보부 산하 비밀경호국의 보안이 허술했던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크룩스는 총격 직후 현장에서 사살됐다. 아직 그의 범행 동기는 밝혀지지 않았다. 정치 성향 또한 불분명하다. 외신에 따르면 크룩스는 펜실베이니아주 유권자 기록상 공화당원으로 등록돼 있지만, 과거 진보 성향 정치단체에 ‘15달러’를 기부하기도 했다.
한편 이번 사건으로 유세 현장에 있던 지지자 1명이 숨지고, 2명이 부상을 입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루스소셜’에 글을 올려 사망자에 대한 애도의 뜻을 표했다. 그는 “부상자들의 쾌유를 기원하고, 목숨을 잃은 시민을 마음에 새긴다”며 “악에 승리를 용납하지 않는 것이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전날 피습 사건 직후에는 “윙윙 거리는 소리와 총소리를 들었다. 이런 일이 벌어진 것이 믿기지 않는다”며 심경을 밝히기도 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부인 멜라니아 트럼프 여사도 사건 하루 만에 성명을 내고 총격범을 강력히 규탄했다. 멜라니아 여사는 “내 남편을 비인간적인 정치 기계로 인지한 괴물이 트럼프의 열정에 조종을 울리려 했다”며 “의견의 다름이나 정치 게임은 사랑에 미치지 못한다는 점을 잊지 말자”고 말했다.
박은주 기자 wn1247@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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