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한동훈 후보가 윤석열 대통령을 배신하지 못할 거라고 내다봤다. 7·23 전당대회 대표 경선에 출마한 한동훈 후보가 차기 대권을 고려했을 때 윤 대통령을 배신하는 건 본인에게도 유리한 선택이 아니라서다.
김 전 위원장은 12일 CBS 라디오에 출연해 “한 후보는 그런 생각(대권 도전)이 없으면 대표 출전도 안 했을 것”이라며 “윤 대통령이 잘돼야 다음 대선에서 희망도 가질 수 있지 윤 대통령이 잘못되면 국민의힘은 다음 대선에 희망이 없다. 한 후보가 대통령을 배신할 거라고 하는데, 배신할 수가 없다”고 강조했다.
한 후보와 경쟁 중인 나경원, 원희룡, 윤상현 후보를 두고는 “미안한 소리지만, 자력으로 대표가 될 능력이 없다. 그러니까 앞서가는 사람을 맹렬하게 공격해 득표에 도움이 될까 하는 것”이라고 봤다.
친윤(친윤석열) 세력들이 한 후보를 공격하는 것에 대해서도 강하게 비판했다. 김 전 위원장은 “한 후보가 절대 대표가 돼서는 안 된다는 것이 대통령실의 입장인 것처럼, 소위 친윤들이 소문을 퍼뜨린다”며 “윤 대통령의 지난 2년 정부 운영에 대한 평가가 지난 총선의 결과인데, 그걸 감싸주기 위해 친윤들이 저러니까 일반 국민은 ‘저 사람들 아직도 정신 못 차렸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특히 한 후보가 총선 비상대책위원장 시절 김건희 여사의 ‘대국민 사과의향’ 문자를 무시했다는 논란과 관련해서는 날 선 비판을 했다. 그는 “(김 여사의 사과 여부는) 대통령과 상의해서 자기네들이 알아서 할 일이지, 그걸 왜 한 후보에게 물어보나. 솔직히 한 후보의 책임이 아니다”며 “당에 마땅한 사람이 없어서 대통령 본인이 한동훈 당시 법무부 장관을 비대위원장으로 데려온 것 아닌가. 그래 놓고 자기와 감정이 상한다고 해서 ‘이 사람 나쁜 사람이다’라고 판단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준석 (전 대표) 때 윤리위에 회부해서 내쫓는 식으로 (한 후보도) 내쫓으면 국민의힘은 더 이상 존속하기 힘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 전 위원장은 다만 ‘검사 출신 대통령’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시각을 내비쳤다. 그는 “세계 정치사를 보면 검사 출신이 지도자가 된 예가 없다. 네거티브한 측면에서만 세상을 보는 사람들이기 때문에 사실은 검사가 지도자가 될 수 없다는 이야기”라며 “평생 몸에 체질화된 것을 바꿀 수 없다”고 했다.
정진영 기자 you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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