몰카 위험지대 ‘에어비앤비’…10년간 관련 민원 3만건 넘어

숙박공유 플랫폼 에어비앤비 로고. 에어비앤비 제공

숙박공유 플랫폼 에어비앤비가 ‘몰래카메라’ 피해에도 대책 마련보다는 공론화를 막는 데 급급해왔다는 외신 보도가 나왔다. 지난 10년간 에어비앤비가 ‘감시 방지’ 항목과 관련해 고객을 응대한 기록은 3만4000여건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9일(현지시간) 미국 CNN 방송에 따르면 에어비앤비는 작년 자사를 상대로 제기된 소송 도중 10년간 접수된 몰래카메라 관련 민원 및 신고 건수를 공개하라는 법원 명령을 받았다.

에어비앤비 측은 공개된 수치와 관련, 현관 카메라 고장이나 녹음 기능이 있는 태블릿 PC가 실내에 방치돼 있었던 사례 등도 포함됐기에 실제 몰래카메라 피해 건수는 이보다 훨씬 적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CNN의 취재에 응한 에어비앤비 대변인은 여러 건의 고객 응대 기록이 사례 하나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몰래카메라 피해 건수가 구체적으로 몇 건이나 되는지는 확인해주지 않았다.

CNN이 자체적으로 파악한 에어비앤비 몰래카메라 관련 미국 내 재판 및 수사 건수는 12건이며, 관련 피해자도 최소 75명에 이른다.

피해자 측 대변인들은 몰래카메라 문제의 공론화를 우려한 에어비앤비 측이 이들을 상대로 합의를 종용해 왔다고 밝혔다. 또한 합의 조건 중 하나는 이와 관련한 세부사항을 더는 언급할 수 없도록 기밀유지 계약에 서명하는 것이었다고 CNN은 보도했다.

CNN은 호텔 등 숙박업소와 달리 에어비앤비는 등록된 숙소를 관리하지 않고 경비원, 접수원, 청소 전문가와 같은 현장 직원 역시 고용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단기 임대를 유지하고 보호하는 비용은 호스트에게 전가한다고 설명했다.

몰래카메라 관련 신고가 접수됐을 때 에어비앤비가 보이는 태도에도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다.

2021년 7월 에어비앤비를 이용해 텍사스주 중남부 텍사스힐 카운티의 한 숙소에 묵었던 한 커플은 침대를 향해 설치된 몰래카메라를 발견해 에어비앤비에 신고했다. 이에 에어비앤비 측은 “호스트(숙소 제공자)측과 접촉해 그쪽 이야기를 들어봐도 되겠느냐”라고 답했다. CNN은 “이런 행동은 용의자에게 증거를 인멸할 시간을 줘서 수사를 방해할 수 있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당시 이 사건은 피해자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이 호스트의 집에서 숙박객들이 옷을 갈아입거나 성관계를 하는 장면 등이 담긴 대량의 이미지를 찾아내는 결과로 이어졌다.

범인은 평점이 높은 숙소 제공자에게만 부여되는 ‘슈퍼호스트’ 칭호를 갖고 있었으며, 피해자는 확인된 것만 30명이 넘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숙소에서 성관계 장면이 촬영됐다는 여성은 “그 영상이 어디로 갔는지, 누가 그 영상을 봤을지 어떻게 알 수 있겠냐”라며 지금도 영상이 인터넷에 흘러나갔을 수 있다는 공포에 시달린다고 밝혔다.

박선영 기자 pomm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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