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방울 불법 대북송금 의혹을 수사했던 박상용 수원지검 부부장검사가 이성윤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명예훼손 혐의로 경찰에 고소하기로 했다.
박 검사 측은 이 의원이 제기한 ‘음주 추태’ 의혹은 명백한 허위사실이고, 이 의원이 사과하지 않고 있어서 고소가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4일 법조계에 따르면 박 검사 측은 경찰에 이 의원을 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 등 혐의로 5일 고소할 계획이다. 현재 해외 연수 중인 박 검사는 법률대리인을 선임한 상태다.
박 검사는 “(대변 의혹은) 단 하나의 객관적 근거도 없는 명백한 허위사실”이라며 “공당이 이를 탄핵 사유로 넣을 줄은 상상도 하지 못했다”고 했다. 또 “저는 검사장도 간부도 아니고, 대북송금 사건은 어떤 검사가 수사했어도 같은 결과가 나왔을 것”이라며 “이런 일로 고소를 해야 하는 현실이 황당하지만 가족들 때문에 고소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지난 2일 박 검사 등 4명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발의했다. 박 검사에 대한 탄핵안에는 ‘박 검사가 2019년 1월 8일 울산지검 청사 내 간부식당에서 술을 마신 후 대기실과 화장실 세면대 등에 대변을 바르는 행위를 해 공용물손상죄를 범했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이 의혹은 이 의원이 지난 6월 국회 법사위에서 처음 제기했다. 그는 이후 한 유튜브 채널에도 출연해 같은 의혹을 제기했다. 문재인정부 시절 검찰에서 요직을 지냈던 이 의원은 2019년 1월 대검 반부패부장으로 재직 중이었고, 2019년 7월부터 법무부 검찰국장으로 근무했다.
박 검사와 대검찰청은 소추사유에 포함된 대변 의혹은 ‘명백한 허위사실’이라는 입장이다. 대검은 전날 낸 설명자료에서 ‘아무 근거도 제시하지 못하는 이 의원의 일방적 주장을 토대로 한 것으로 명백한 허위’라고 반박했다.
박 검사는 최근 검찰 내부망에 “이화영에 대한 1심 판결에서 중형이 선고되자 5년 전 행사와 관련해 입에 담기조차 힘든 의혹이 제기됐다”며 “명백한 허위사실로 울산지검에 근무한 검찰 구성원들을 상대로 확인하면 쉽게 알 수 있는 내용”이라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이 글에는 당시 행사에 참석했던 한 검사가 “제가 그날 저녁식사부터 귀가할 때까지 박 검사와 계속 같이 있었다. 완전한 허위사실임을 제가 보증한다”라는 댓글을 썼다.
이형민 기자 gilels@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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