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터게이트’ 특종기자로 유명한 칼 번스타인은 1일(현지시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최근 1년 반 동안 여러 차례 '인지 기능 저하'를 겪는 모습이 목격됐다고 주장했다. 2024년 미국 대선에 민주당 후보로 나선 바이든 대통령은 최근 치러진 TV토론에서 ‘고령 리스크’를 고스란히 드러내며 사퇴 압박을 받고 있다.
번스타인은 이날 CNN 시사 프로그램 360도에 출연해 “익명의 소식통들은 지난 1년 반 동안 우리가 목격한 공포쇼(TV 토론)와 비슷한 상황을 15∼20차례 목격했다”고 말했다.
번스타인은 해당 소식통에 대해 “이들은 바이든 대통령과 매우 가까운 인사들로, 그를 사랑하고 지지해왔다. 바이든을 위해 거액을 모금할 사람도 있다”고 소개했다. 이어 “그들은 바이든 대통령이 TV토론에서 보였던 모습이 일회성이 아니라고 단언했다”고 전했다.
번스타인은 특히 “1년 전쯤 (뉴욕 중심가) 파크애비뉴의 오래된 포시즌스 레스토랑에서 한 모금 행사가 있었다”며 “당시 그곳에 있던 사람들에 따르면 바이든은 사후경직처럼 매우 뻣뻣한 모습을 보였다”고 전했다.
번스타인은 바이든 대통령이 이날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면책 특권을 사실상 인정한 연방대법원 판결을 규탄한 것을 언급하며 “오늘 밤 우리는 바이든 대통령이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봤지만, 그를 지지하고 자주 본 사람들은 지난 6개월 동안 그에게 현저한 인지 능력 저하와 신체적 허약이 발생했다고 말하고 있다”고 말했다.
번스타인에 따르면 소식통들은 론 클레인 전 백악관 비서실장에게 최근 몇 년간 바이든이 생각의 흐름을 잃고서 회복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었다며 “문제가 있다”고 경고했다. 클레인 전 실장은 이번 TV 토론 준비를 총괄한 바이든의 최측근 인사다.
번스타인은 “이 사람들이 그동안 말해온 것은 ‘오늘 밤 본 것처럼 바이든의 상태는 매우 좋지만, 바이든은 우리가 매우 염려하는 불가해한 순간들도 겪는다. 그러니 론 클레인과 영부인, 우리는 이에 대한 이야기를 나눌 필요가 있다’라는 것”이라며 “하지만 그들은 이야기를 꺼낼 때마다 반복적으로 거부당했다”고 지적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27일 조지아주 애틀랜타에서 CNN 주최로 진행된 첫 대선 TV토론에서 말을 더듬거나 얼버무리는 모습을 보이며 고령 문제에 대한 약점을 고스란히 드러냈다. 이로 인해 민주당 안팎에서 ‘대선후보 교체론’이 제기됐고, 토론 직후 실시된 여론 조사에서도 바이든 대통령의 공직 수행 적합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가 커졌다. 번스타인의 폭로성 주장은 바이든 대통령의 ‘인지력 저하’ 논란에 더욱 불을 붙일 것으로 보인다.
최민우 기자 cmwoo11@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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