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참담한 TV토론 이후 친민주당 언론들이 대통령의 고령 문제를 그동안 제대로 알리지 않았다는 비판이 나왔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 30일(현지시간) 논설위원회 명의의 칼럼에서 “민주당 언론들은 바이든 대통령의 제한된 근무일과 텔레프롬프터에 대한 의존, 그리고 희박한 언론 인터뷰에 대해 거의 의문을 던지지 않았다”면서 그들이 백악관의 속임수를 파고 들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WSJ에 따르면, 기자들은 바이든 대통령이 비즈니스 정장에 전통적인 드레스 슈즈가 아닌 어두운 테니스 슈즈를 신기 시작한 것을 보았고 그 신발은 그가 넘어지는 것을 막기 위한 것이라는 추측이 있었다. 하지만 백악관 부대변인인 앤드류 베이츠는 바이든의 운동화를 운동용이라고 포장했다.
WSJ은 백악관 대변인 카린 장 피에르가 작년에 바이든 대통령의 나이와 관련해 “요즘 80세는 새로운 40세”라고 얘기하고, 아직 50세가 안 된 그녀가 따라가지 못할 스태미너를 대통령이 보여준다고 말했다면서 “보수주의자들은 이 말들을 비웃었지만 언론은 웃어넘기고 말았다”고 지적했다.
WSJ은 지난달 자사가 45명의 인터뷰를 통해 바이든 대통령의 건강과 인지력 문제를 우려하는 보도를 내보낸 후 백악관과 언론의 반응도 언급했다. 백악관은 회의에서 대통령이 메모를 보고 읽는 것은 “일반적 관행”이라고 주장했다. 언론들은 WSJ이 우경화됐다며 이 기사를 무책임하다고 비판했다. MSNBC의 아침 프로그램인 ‘모닝 조‘는 그 뉴스를 “거짓되고 편파적인 이야기”나 “트럼프 히트작”이라고 공격했다.
뉴욕타임스는 바이든 대통령의 노쇄함에 대한 관심을 비판하는 장문의 기사를 내보내기도 했다. NYT는 기사에서 바이든 대통령의 노쇄함은 “왜곡된, 온라인 버전의 바이든”이며 “그의 나이와 능력에 대한 유권자들의 오랜 우려를 자극하고 강화하는 영상물들의 결과”라고 설명했다.
WSJ은 친민주당 언론들이 지난 목요일 TV토론 이후 바이든 대통령이 후보직을 철회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내고 있다면서 “진보 언론계는 더 이상 부인할 수 없는 것을 인정하는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고 분석했다.
김남중 선임기자 njki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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