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전 중 교차로 진입을 앞두고 신호가 황색으로 바뀌면 무조건 멈춰야 한다는 대법원의 판단에 대해 운전자 10명 중 6명은 동의하지 않는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다.
30일 리서치 전문기관인 컨슈머인사이트가 운전자 525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58%는 ‘딜레마존’에서 차량을 멈추지 않는 것이 위법이라는 대법원 판결에 대해 ‘비동의’ 응답을 내놨다.
딜레마존은 신호가 황색으로 바뀌었을 때 그대로 주행해서 교차로를 통과해야 할지, 브레이크를 밟아 멈춰야 할지 판단이 모호해지는 구간이다. 그대로 주행하면 교차로 통과 도중 신호가 바뀌어 사고가 날 위험이 있고, 급정거를 하면 후방 차량과의 추돌 사고를 야기할 우려가 있어 이런 이름이 붙었다.
앞서 대법원 3부(주심 오석준 대법관)는 지난 4월 12일 황색 신호에 교차로에 진입했다가 오토바이와 추돌 사고를 낸 A씨에 대해 유죄 취지로 파기환송했다. 1심과 2심 재판부는 “A씨가 노란불에 따라 차량을 정지시킬 경우 사거리 한복판에 정지될 가능성이 있었다”며 무죄를 선고했지만, 대법원은 “A씨가 교차로 직전에 정지하지 않은 것은 신호를 위반했다고 보는 게 맞는다”고 판단을 뒤집었다.
이 판결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응답한 이들은 비동의 이유로 ‘뒤 차량과 추돌사고 위험’(76%)을 가장 많이 꼽았다. ‘신호 변화에 즉각 반응 어려움’(63%) ‘눈·비가 올 시 급정거가 더 위험’(50%) ‘무조건 정지 시 황색 신호 필요에 대한 의문’(50%) 등이 뒤를 이었다.
반면 판결에 동의한다고 응답한 비율은 35%였다. 이들은 동의 이유로 ‘딜레마존에서 고민 필요 없음’(60%) ‘보행자 안전 보장 가능’(45%) ‘감속 습관을 기를 수 있음’(45%) ‘교차로 충돌 사고 감소 기대’(40%) 등을 언급했다. ‘모름’ 응답 비율은 6%였다.
딜레마존에 진입했을 때 바람직한 행동 인식에 대해서는 ‘상황을 고려해야 한다’는 응답이 69%로 나타났다. ‘무조건 정지’는 26%, ‘무조건 통과’는 5%였다. 평소 딜레마존에서 어떻게 행동하냐는 질문에는 ‘정지’가 76%, ‘가속’이 24%로 조사됐다.
김지훈 기자 german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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