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교하자는 친구를 살해한 혐의로 기소된 고등학생에게 항소심 재판부가 징역 15년을 선고했다.
대전고법 제1형사부(부장판사 박진환)는 28일 살인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A양(19)에게 1심보다 무거운 징역 15년을 선고했다.
1심 재판부는 A양에게 장기 15년, 단기 7년을 선고했다. 그러나 항소심 재판부가 장·단기로 나누는 부정기형을 택하지 않고 장기형으로 선고하면서 사실상 형량이 2배 이상으로 늘었다.
재판부는 “소녀·소년이면 장기 15년 이상을 선고하지 못하게 됐으나 A양의 범행을 특정강력범죄의 처벌에 관한 특례법(특강법)으로 적용하면 20년까지 선고하도록 돼 있다”며 “살인죄와 관련해 무기징역형을 선택하겠지만 여러 사정을 참작해 감형하되 장기와 단기를 구분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번 판결은 ‘살인을 의도한 계획적 범행’이었다는 검찰의 항소가 주요 판단 근거로 작용했다. 검찰은 특강법을 적용해 소년범에게 구형할 수 있는 최고형인 20년을 선고해 달라고 항소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피해자 주거지를 찾아간 이유에 대해 물건을 돌려주려고 갔다고 주장했는데, 그 이전부터 배신감에 피해자를 죽이겠다는 표현을 서슴없이 반복적으로 해왔다”고 설명했다. 이어 “진짜로 물건을 돌려줄 목적이었는지 모르지만 적어도 피해자를 만난 뒤 피해자의 태도에 따라 살해할 의도를 갖고 주거지를 찾아간 것으로 보인다”고 계획 범행임을 인정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진정으로 범행을 뉘우치고 있는지 모르겠고, 피해자 부모가 엄벌을 요구하는 점 등도 고려했다”고 덧붙였다.
A양은 지난해 7월 12일 낮 12시쯤 대전 서구에 있는 친구 B양(18) 집을 찾아가 B양의 목을 졸라 살해한 혐의로 기소됐다. 두 사람은 같은 고등학교에 다닌 친구 사이다. A양은 B양이 절교를 선언한 뒤 범행을 저질렀다.
B양이 숨진 뒤 A양은 스스로 목숨을 끊으려다 포기하고 같은 날 오후 1시20분쯤 경찰에 자수한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A양은 “고등학생이니까 살인 혐의로 현행범 체포되면 징역 5년 받는 게 맞느냐. 자백하면 감형을 받느냐”고 물어본 것으로 알려졌다.
1심 재판부는 “살인죄는 대체 불가능한 인간 생명을 침해하는 범죄이며 어떠한 방법으로도 피해 회복이 되지 않는다”며 “남겨진 유족은 피해자를 만날 수 없는 피해를 입었다”고 지적했다.
양형 이유에 대해서는 “범행 후 태도도 매우 나쁘며 피해자 휴대전화를 이용해 피해자 언니에게 피해자인 척 연락하는 등 엄벌이 불가피하다”고 설명했다.
황민주 인턴기자 onlinenews1@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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