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주 치러질 총선에서 참패가 예상돼 정치적으로 힘겨운 시기를 보내고 있는 리시 수낵 영국 총리가 ‘배변 퍼포먼스’를 당하는 수모를 겪었다.
25일(현지시간) AFP통신 등에 따르면 영국 경찰은 이날 수낵 총리의 지역구 잉글랜드 노스요크셔 노샐러턴에 있는 그의 자택에 무단 침입한 남성 4명을 체포했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환경단체인 유스디맨드의 환경운동가로 수낵 총리 사저에 침입해 배변 퍼포먼스를 펼쳤다.
이 단체가 공개한 영상을 보면 4명 중 한 명이 사저에 있는 호수에서 배변하는 듯한 장면이 담겼다. 이 남성은 등 뒤에 ‘X이나 먹어라 리시’라고 적힌 티셔츠를 입고 호수에 들어가 볼일을 보는 듯한 자세를 취했다. 다만 실제로 배변을 한 것이 아니라 실리콘을 썼다고 단체를 설명했다.
유스디맨드는 이스라엘 무기 지원 반대, 석유·가스 신규 면허 취소 등을 주장하고 있으며, 이번 퍼포먼스를 수낵 총리와 보수당에게 보내는 ‘이별 선물’이라고 표현했다.
영국 총리실 대변인은 이번 사건에 대해 “총리와 그의 가족의 안전을 지키기 위한 경찰의 신속한 대응에 감사를 표한다”라며 경찰 조사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수낵 총리와 집권 보수당은 다음 달 4일 치러질 총선을 앞두고 힘든 싸움을 벌이고 있다. 여러 여론조사에 따르면 보수당은 제1야당인 노동당에게 참패해 정권을 빼앗길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수낵 총리도 지역구에서 패배해 현직 총리가 의석을 잃는 첫 사례로 기록될 가능성이 높다.
이런 상황에서 보수당 주요 인사들이 '도박 게이트'에 휘말렸다. 보수당 선거운동 책임자인 토니 리와 그의 아내이자 브리스톨 노스웨스트 지역구의 보수당 후보인 로라 손더스는 총선 날짜와 관련된 도박 혐의로 도박위원회의 조사를 받고 있다. 수낵의 보좌관 출신으로 몽고메리셔 글린더 지역구 후보로 출마한 크레이그 윌리엄스도 의혹에 연루됐다.
이들은 총선 날짜를 맞추는 도박에 돈을 걸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현행 도박법에 따르면, 부당 이익을 얻기 위해 기밀 정보를 이용해 베팅하는 것은 형사 범죄가 될 수 있다.
최민우 기자 cmwoo11@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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