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정현(44)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신임 회장이 과거 제자에게 부적절한 내용의 편지를 수차례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논란이 커지자 교총 회원들은 박 회장의 사퇴를 요구하며 탈퇴 운동까지 벌이겠다고 나섰다.
26일 교총 홈페이지 ‘회원 게시판’을 보면 지난 22일부터 박 회장의 사퇴를 요구하는 글이 100개 넘게 올라왔다. “전체 교원의 명예가 실추되고 있다” “떨어지는 교권에 기름 붓는 격”이라는 글이 대다수다. 박 회장이 자진 사퇴하지 않으면 교총 회원 탈퇴 운동을 벌이겠다는 의견도 다수 있었다.
지난 20일 당선된 박 회장은 2013년 인천 한 고등학교에서 3학년 담임을 맡던 중 한 여학생에게 부적절한 편지를 쓴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됐다. 편지에는 “나의 여신님” “꿈 속에서도 당신을 떠올리고 사랑하고 있다” “어제보다 오늘 더 사랑하고 있다” 등의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한 편지에서는 “점호가 진행되는 동안 당신이 늘 오는 시간에 엄청 떨렸다. 이런 기다림과 떨림이 사랑이 아닐까”라며 “주변에 있는 다른 애들이 전부 소거된 채 당신만 보이더라. 당장이라도 안아주고 싶었다”고 적었다.
박 회장은 당시 이 일로 징계위원회에 회부돼 경징계인 견책 조치를 받고 인근 중학교로 전근됐다.
박 회장은 지난 22일 교총을 통해 입장문을 내고 “고등학교에 근무할 당시 한 제자가 조금만 더 노력하면 입시에서 좋은 성과를 낼 수 있을 것 같아 쪽지를 보내 응원하고 격려했다”며 “그것이 과했던 것 같다”고 해명했다.
사퇴 의사는 없다고 밝혔다. 그는 “일각에서 제기하는 (성비위 등) 의혹과 같은 부적절한 처신을 제자에게 한 일은 결코 없다”며 “이 부분을 반성하고 성찰하면서 선생님들의 교권 보호와 교총, 그리고 교육 발전을 위해 헌신하겠다”고 말했다.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강경숙 조국혁신당 의원은 지난 24일 기자회견을 열고 “당시 박 회장은 유부남이었고 자녀도 있었던 걸로 알려졌다”며 “당국에서도 견책이라는 가벼운 경징계 처분으로 사건을 덮은 것은 아닌지 진상조사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신영 기자 spirit@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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