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공의 6월말까지 사직 처리해주길” 정부 데드라인

정부가 의대 증원에 반대하며 의료현장을 떠나 복귀하지 않은 전공의들에 대한 처분을 이달 말 결정할 방침이다. 25일 오전 서울 시내 한 대형병원에 전공의 이탈 관련 호소문이 붙어 있다. 연합뉴스

정부가 6월 말까지 전공의들의 사직 처리를 완료하라고 각 수련병원에 요구했다. 사직 처리가 돼야 하반기 전공의 모집 선발 인원을 확정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병원에 남아있던 전공의와의 형평성 문제를 고려해 지원 가능 여부는 추후 정하기로 했다. 서울대병원에 이어 서울성모병원도 “환자 불편을 줄이겠다”며 ‘무기한 휴진’을 철회했다.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은 25일 의사 집단행동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를 주재하며 “복귀가 어려운 전공의에 대해서는 조속히 사직 처리해 6월 말까지 병원 현장을 안정화시켜 달라”고 말했다. 당초 정부는 전공의에 내려진 행정명령을 철회하면서 “복귀한 전공의에 대해서는 불이익을 주지 않겠다”고 했다. 사직서 처리 시한에 대해서도 ‘너무 늦지 않게만 결정해달라’며 별도의 기한을 정하진 않았다. 하지만 이날 조 장관의 발언으로 사실상 이달 말까지 사직서를 처리하라고 데드라인을 제시한 것이다.

각 수련병원은 사직 전공의와 복귀 전공의를 구분해서 결원을 확정해야 오는 9월 하반기 인턴·레지던트 모집에서 정원을 정할 수 있다. 이를 위해 7월 중순까지 모집 대상과 일정을 확정토록 돼 있다. 정부가 지난 4일 사직서 수리 금지 명령을 철회하면서 전공의들이 사직할 수 있는 길이 열렸지만, 정작 전공의들은 2월 사직서 제출 이후 별도의 사직 의사를 밝히지 않은 채 침묵하고 있다. 이런 이유로 정부가 이달 말까지 정원 확정을 위한 사직 여부를 매듭지으라고 병원에 요구한 것으로 보인다.

수도권의 한 상급종합병원 수련담당 교수는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전공의가 확실하게 나간다고 하면 그 인원만큼은 하반기에 뽑을 수 있는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다만 전공의들과의 소통이 이뤄지지 않아 사직 의사를 확인하는 게 여전히 어렵다고 토로했다. 그는 “사직 전공의에 대한 정부 처분 방침이 명확하지 않은 상황이라 전공의들이 사직 의사를 밝히지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

서울의 한 상급종합병원 수련 담당 교수도 “결국 정부가 대승적으로 나가겠다는 사람은 내보내고, 새로 들어오겠다는 사람은 받아주는 식으로 정리를 해야 한다”며 “그럴려면 사직 전공의들에 대한 처벌을 거둬들여야 한다”고 말했다.

현행 지침상 중간에 사직한 전공의는 1년 이내 같은 과목, 같은 연차로 복귀할 수 없다. 사직 전공의에게 퇴로를 열어준다 해도 바로 현장 복귀가 어려울 수 있다. 수련병원들은 전공의 복귀를 위해서 사직 전공의들에게 9월 지원 자격을 부여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복지부에 요청한 상황이다.

권병기 복지부 필수의료지원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의료계 요청을 검토 중”이라며 “현장을 지킨 전공의와의 형평성 문제가 있기 때문에 현재까지는 정부 입장에 변화가 없다”고 말했다.

서울성모병원과 여의도성모병원 등 8개 병원을 수련병원으로 둔 가톨릭대의대 교수협의회 비상대책위원회는 이날 회의를 열고 무기한 휴진을 당분간 유예하기로 했다. ‘무기한 휴진’ 방침이 환자들의 두려움만 키우는 등 역효과가 컸다는 것이다. 비대위는 “환자의 직접적인 불편이나 두려움을 줄여야 한다는 의견이 70%에 달했다”며 “다만 다양한 형태로 잘못된 정부 정책에 대한 항의와 저항은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유나 이정헌 기자 spri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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