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연합이 한국과 일본을 대상으로 안보·방산 분야 파트너십 체결을 추진한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23일 보도했다.
니혼게이자이는 EU 고위관료가 “유럽과 아시아의 안보 환경은 크게 바뀐다”면서 “한국이나 일본과 보다 긴밀히 연계하기 위한 파트너십 관계를 체결하고 싶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신문은 이 고위관료의 이름을 밝히진 않았다.
니혼게이자이에 따르면, EU가 한국, 일본과 새로운 파트너십을 추진하는 것은 러시아와 북한의 ‘포괄적 전략 동반자 협정’ 체결에 대응하는 의미가 있다. 북한과 러시아가 높은 수준의 동맹 관계를 구축함에 따라 유럽이 아시아와 연동된 안보 리스크에 노출됐다는 게 EU의 판단이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EU가 회원국들의 무기 개발과 증산에 나섰지만 한계가 있다고 판단한 것도 한국, 일본과의 관계를 강화하기로 한 배경이다. 앞서 우르줄라 폰데 라이어엔 EU 집행위원장은 지난해 6월 니혼게이자이와의 서면 인터뷰에서 안보 분야를 중심으로 일·EU 관계의 개선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지난해 7월 EU와 일본의 정상회담에서는 안보 분야에서 장관급 전략대화를 만들기로 양측이 합의했다.
니혼게이자이는 EU는 비회원국인 노르웨이 등과 안보·방위 분야에서 파트너십을 형성하고 있는데, 이를 아시아 국가로 확대하려고 한다고 전했다. EU는 방위력과 무기 생산 능력을 강화하기 위해 방산분야의 연구·개발 계획에 일본 기업의 참가와 협력을 요청하기로 하고, 이에 대한 각료급 합의를 연내 체결하겠다는 계획이다.
한국과는 무기 수출과 관련된 파트너십을 강화할 예정이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략 이후 폴란드는 한국으로부터 K2 전차와 K9 자주포를 대량 구입했으며 루마니아, 핀란드, 에스토니아 등도 한국산 무기 조달을 늘리고 있다.
EU는 우주나 사이버, 가짜뉴스, 해양 안보 등의 분야에서도 협력을 검토한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중시하는 핵군축·비확산을 위한 협력도 포함시킨다는 방침이라고 니혼게이자이는 전했다.
김남중 선임기자 njki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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