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는 책임 져야”…日 자민당 소속 의원도 ‘기시다 퇴진론’ 가세

정치자금법 개정 두고 당 안팎 ‘반발’
야당은 3년 만 당수토론에서
‘중의원 해산’ 요구할 듯

입력 : 2024-06-16 18:48/수정 : 2024-06-17 14:04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 로이터연합뉴스

일본 집권 자민당 내에서 기시다 후미오 총리 퇴진론이 걷잡을 수 없이 커지고 있다. 국회의원도 공개적으로 ‘퇴진’을 언급하고 나섰다.

아사히신문은 자민당 소속 사이토 히로아키 중의원 의원이 16일 니가타현 시바타시에서 열린 정치자금 후원 행사에서 자민당의 비자금 스캔들과 기시다 정권의 대응에 대한 질문을 받고 “이런 사태에 이르게 한 책임은 누군가가 져야 한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현직 의원이 기시다 총리 퇴진론을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에 앞서 퇴진론은 요코하마시·나가노현 등 지역 조직에서 나온 바 있다.

사이토 의원은 “지도자의 책임도 논의돼야 한다”며 “(총재 선거에서) 자민당을 개혁할 수 있는 후보를 응원하겠다”고 말했다. 아사히신문은 사이토 의원이 행사 이후 해당 발언이 기시다 총리를 염두에 뒀다는 점을 인정했다고 부연했다.

사이토 의원은 자민당 내 아소파 소속이다. 계파 수장이자 당내 2인자로 꼽히는 아소 다로 부총재도 이날 행사에 참석해 “미래에 화근을 남기는 개혁만 해선 안 된다”며 기시다 총리를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자민당은 오는 9월 총재 선거를 앞두고 있다. 의원 내각제 국가인 일본에선 일반적으로 다수당 대표가 총리가 된다. 기시다 총리가 직을 유지하기 위해선 총재 선거 승리가 필수적인 상황이다.

하지만 당내에선 기시다 총리에 대한 반대 여론이 걷잡을 수 없이 커지고 있다. 특히 아소 부총재와 자민당 3역 중 하나인 모테기 도시미쓰 간사장은 정치자금규정법 개정안을 두고 기시다 총리와 사이가 틀어진 상황이다. 개정안은 정치자금 모금 행사인 파티의 파티권 구매자 공개 기준액을 5만엔(약 44만원) 초과로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아소 부총재와 모테기 간사장은 “정치 활동에는 자금이 필요하다”며 반대하고 있다.

기시다 총리가 당내 반발에 맞서며 개정안 통과에 사활을 걸고 있지만 지지율은 회복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야당과 여론이 요구해온 기업과 단체의 헌금 금지는 빠졌기 때문이다. 13일 발표된 지지통신 여론조사에 따르면 기시다 내각 지지율은 16.4%로 2012년 12월 자민당이 재집권한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기업·단체 헌금을 금지에 대해서도 52.4%가 “금지해야 한다”고 답했다.

이같은 상황에서 아소 부총재와 모테기 간사장은 기시다 총리가 G7 정상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이탈리아를 방문한 14일 도쿄에서 저녁 식사를 함께 한 것으로 전해졌다. 기시다 총리의 식사 제안은 거절한 것으로 전해진 아소 부총재가 ‘포스트 기시다’' 후보 중 하나인 모테기 간사장을 만난 것을 두고 9월 총재선 관련 논의일 것이라는 관측이 적지 않은 상황이다.

한편 G7 정상회의를 끝내고 귀국한 기시다 총리는 19일 3년 만의 당수 토론을 진행할 예정이다. 기시다 총리는 외교 성과 등을 강조할 전망이지만 제1야당인 입헌민주당의 이즈미 겐타 대표는 이 자리에서 개정안 비판뿐 아니라 중의원 해산 등을 촉구하며 압박할 것으로 보인다. 교도통신은 “이즈미 대표는 당수 토론을 통해 내각 불신임 결의안 제출의 당위성을 판단할 태세”라며 “외교가 정권에 호재로 작용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전했다.

김이현 기자 2hyu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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