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안보리, 韓주도 인권 회의… “北 인권침해 멈추라”

입력 : 2024-06-13 05:11/수정 : 2024-06-13 07:57
한·미·일 등 57개국과 유럽연합(EU)이 12일(현지시간) 유엔 안보리 회의 전 북한 인권 상황을 규탄하는 약식회견을 열고 있다. 주유엔대사관 제공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가 12일(현지시간) 황준국 주유엔대사 주재로 공식 회의를 열고 북한 인권 상황을 규탄했다.

6월 의장국인 한국의 황 대사는 회의를 주재하며 “북한은 핵과 인권침해가 함께 달리는 쌍두마차와 같다. 인권침해가 멈추면 핵무기 개발도 함께 멈출 것”이라고 말했다. 황 대사는 “북한 정권은 주민들을 어둠에 가두고 잔혹한 통제와 핵무기로 외부세계의 빛을 없애려 노력하지만, 어둠은 빛을 파괴할 수 없으며 오히려 더 선명하게 부각할 뿐”이라고 말했다. 한국이 안보리 의장국을 맡아 북한 인권 회의를 개최한 건 처음이다.

회의 보고자로 나선 볼커 튀르크 유엔인권최고대표는 최근 북한에서 거주이전의 자유와 표현의 자유 억압이 더욱 심화했고, 식량 부족으로 사회경제적인 생활 여건이 감내하기 어려울 정도로 혹독해졌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오랫동안 지속한 심각하고 광범위한 인권 침해에 대해 책임을 묻는 게 우선시돼야 한다”고 말했다.

엘리자베스 살몬 유엔 북한인권특별보고관은 “(팬데믹) 국경 폐쇄 이후 지난 4년을 되돌아보면 북한 인권 상황은 부인할 수 없을 정도로 악화했다”며 “1990년대 말 대기근 이후 최악의 인도주의적 위기에 직면해 있다”고 말했다. 이어 “국경 통제 강화로 기본적인 자유가 더 강하게 제한된 가운데 북한 주민들이 겪는 고통의 목소리도 들리지 않고 있다”고 우려했다.

린다 토머스-그린필드 주유엔 미국대사는 “북한 정권은 대량살상무기(WMD) 개발을 위해 국내외에서 강제 노동과 노동자 착취에 의존하고 있다”며 “북한을 보호하려는 중국과 러시아의 명백한 노력이 부끄럽다”고 말했다.

실제 중국과 러시아는 이날 북한 인권 문제의 안보리 의제화를 반대하며 공식 회의 개최를 위한 절차투표를 요청했다. 겅솽 주유엔 중국 차석대사는 “북한 인권 상황은 국제평화와 안보에 대한 위협 요인이 아니다”며 “안보리의 북한 인권 문제 개입은 한반도 긴장 완화를 가져오지 않고, 오히려 적대감을 강화한다”고 말했다. 바실리 네벤자 주유엔 러시아 대사도 “서방의 유일한 목표는 한반도 상황을 왜곡하고 한반도에서 일어나는 실제 안보 문제의 근본 원인에 관한 관심을 분산시키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15개 이사국 중 12개국이 북한 인권 문제를 논의하기 위한 회의 개최에 찬성했다. 모잠비크는 기권했다.

유엔 안보리가 북한 인권 회의를 개최한 건 지난해 8월 이후 10개월 만이다. 이 회의는 2014∼2017년 매년 개최됐으나 이후 한동안 열리지 않다가 지난해 8월 6년 만에 재개됐다. 한·미·일 등 57개국과 유럽연합(EU)은 이날 안보리 회의 시작 전 북한 인권 상황을 비난하는 약식회견을 열기도 했다.

워싱턴=전웅빈 특파원 imu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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