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색·펌도 가능…‘바나나’로 친환경 모발 만든다

바나나 줄기로 모발 만드는 스타트업
우간다서 폐기되는 바나나 줄기 활용

셰브 오르가닉에서 판매하는 바나나 모발. 셰브 오르가닉 홈페이지 캡처

버려지는 바나나 줄기로 모발을 제작하는 아프리카 회사가 소개됐다. 재활용이 어려운 합성모와 달리 바나나 모발은 친환경적이고 내구성이 뛰어난 것으로 전해졌다.

12일 CNN 보도를 보면 바나나 섬유로 모발을 만드는 ‘셰브 오르가닉’은 우간다 기업가 줄리엣 투무시메가 차린 스타트업이다.

투무시메 대표는 바나나를 재배할 때 대량의 줄기가 폐기되는 장면을 보고 사업을 구상하게 됐다고 한다. 바나나 줄기를 활용할 방법을 모색하다 만든 회사가 셰브 오르가닉이다.

아프리카와 중동 지역에서 인조 모발 시장은 유망하다. 리서치앤마켓은 아프리카와 중동 지역의 붙임머리 및 가발 시장은 2028년까지 7억1000만 달러에 달할 것으로 예상했다. 젊은 층의 패션 트렌드와 구매력 증가가 배경이다.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합성모는 나일론, 폴리에스터, 아크릴, PVC 등의 합성 재료로 만들어진다. 가격이 저렴해 인기가 있지만 생분해되지 않고 재활용도 어렵다. 두피를 자극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실제로 나이지리아에서 합성모에 유해한 중금속과 화학물질이 있다는 사실이 확인되기도 했다.

투무시메 대표는 “대부분의 경우 합성모를 쓰레기통에 버린다. 합성모가 피부를 자극하고 오염을 일으킬 수 있다는 사실을 모르는 사람들이 많다”며 “건강과 환경에 이로운 대안을 만들어 뷰티 산업을 변화시키고 싶었다”고 말했다.

바나나 모발은 합성모와 달리 생분해가 가능하다. 내구성도 뛰어나 스타일링과 염색에 유리하다. 최대 400℃까지 열을 견딜 수 있다고 한다. 합성모보다 몇 주 더 사용할 수 있다.

CNN에 소개된 셰브 오르가닉. CNN 홈페이지 캡처

투무시메 대표는 버려진 바나나 줄기로 제품을 만들어 낭비를 줄이는 데도 도움이 된다는 점을 강조했다. 우간다는 아프리카에서 바나나를 가장 많이 생산·소비하는 나라다. 하루 약 1000만t을 생산하고, 한 사람이 매일 거의 1㎏을 먹는다. 인구의 75% 이상이 바나나를 주식으로 삼는다.

셰브 오르가닉은 현지 바나나 농부들로부터 줄기를 사들인다. 바나나 줄기를 쪼개고 섬유질을 추출한 뒤 섬유질을 건조해 머리카락과 같은 질감으로 만드는 과정을 거친다. 바나나 모발은 블랙, 브라운, 블론드 세 가지 색상으로 생산된다. 투무시메 대표는 “바나나 모발은 자연스러운 광택을 갖고 부드럽다. 따뜻하고 습한 기후에도 적합하다”고 설명했다.

셰브 오르가닉은 우간다뿐만 아니라 미국 프랑스 영국 등에서도 바나나 모발을 판매하고 있다. 가격은 150g에 50달러다. 합성모 한 묶음이 1달러에 불과한 것에 비하면 상당한 비싼 편이다.

투무시메 대표는 “바나나 줄기를 수확·운반·추출·처리하는 과정과 이 모든 과정에 필요한 전력이 제품을 비싸게 만든다”며 “사업을 기계화해 바나나 모발을 대량으로 생산하는 방법을 찾으려고 노력 중”이라고 말했다.

김효빈 인턴기자 onlinenews1@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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