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오후 서울 중구 앰배서더서울 폴만 호텔 그랜드볼룸홀. 아담과 하와, 예수님과 열두 명의 제자들, 다니엘과 세 친구 등 성경 속 이야기를 형상화한 알록달록한 성경 교구가 전시돼 있었다. 이외에도 성경 필사 교재와 부모 지침서 등 다양한 커리큘럼이 이곳을 방문한 목회자들의 이목을 끌었다.
강수진 한국컴패션 목사는 “주일에 한 번 드리는 교회학교 예배와 분반 공부로는 다음세대를 예수님의 제자로 양육하기 힘들다”며 “‘그로잉(Growing) 252’ 교재는 스펀지처럼 말씀을 흡수하기에 쉬운 5~10세 아이들이 다양한 교구를 통해 기독교 세계관을 형성하고 일상에서 말씀을 적용하도록 한 프로그램”이라고 설명했다.
국제어린이양육기구 한국컴패션(대표 서정인 목사)이 70여년간 전 세계 어린이를 그리스도 제자로 양육한 국제컴패션 사역의 비결을 한국교회에 전수한다. 이날 ‘복음에 이끌린 다음세대’라는 주제로 열린 ‘2024 한국컴패션 목회자 모임’에서는 ‘그로잉 252’ 프로그램이 소개됐다. 이 자리에 전국 114곳 교회에서 온 250여명 목회자 등이 참여했다.
한국컴패션은 한국교회 다음세대를 위해 현지에서 사용하는 전인적 어린이 양육 프로그램을 기반으로 2015년부터 4년간 ‘그로잉 252’ 커리큘럼을 기획·개발했다. 예수님의 전인적 성장을 기록한 누가복음 2장 52절을 모티브로 했다. 현재 한국 77곳 교회와 호주 5개 협력교회에서 1600여명 어린이를 대상으로 주중과 주말에 시행되고 있다.
그로잉 프로그램을 도입한 교회는 주 1회 2시간 동안 다음세대를 체계적으로 훈련할 수 있으며 부모 교육도 받을 수 있다. 다음세대가 다양한 활동을 통해 성경을 자신의 것으로 만들고 암송하며 삶 속에서 적용할 수 있도록 기획했다.
서정인 대표는 “말씀으로 양육된 현지 아이들이 성장 후 자신이 자란 교회로 돌아와 다음세대를 세우는 놀라운 일이 일어나고 있다”며 “한국교회가 이 사역에 함께 해주셨는데 이제는 한국컴패션이 한국의 심적·영적으로 가난한 다음세대를 말씀으로 세우는 일에 함께할 것”이라고 말했다.
오후에 열린 설명회에서는 이 프로그램을 도입해 다음세대와 부모 세대가 말씀으로 세워지는 여러 교회의 간증도 이어졌다. 김효민 광주 봉선중앙교회 목사는 “지난해 그로잉 프로그램을 시작했는데 현재 26명의 아이가 23명의 교사의 지도하에 말씀으로 양육되고 있다. 아이들이 하나님을 인격적으로 만나 행복해한다”며 “한국교회가 ‘다음세대 위기’를 외치는데 아무것도 안 하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 다음세대의 영적 회복을 위해 예수님의 제자로 세우는 교육을 시작하면 좋을 것”이라고 권면했다.
이수진 공주꿈의교회 디렉터는 “교회학교에 잘 나오지 않던 남매가 그로잉 프로그램에는 빠지지 않고 개근하는 것을 봤다”며 “이들의 부모도 주일성수를 하며 현재는 목장 모임에 참여할 정도로 긍정적인 변화가 일어났다. 이 프로그램을 도입한 뒤 학부모들의 좋은 피드백이 이어지면서 교회가 활성화된 게 고무적”이라고 밝혔다.
설명회에 앞서 박재연 리플러스 인간연구소장은 ‘사랑과 존중으로 자라나는 어린이’라는 제목으로 강의했다. 박 소장은 “한 사람이 정체성을 형성하는 데에는 다섯 개 인간관계 그룹(부모와 스승, 친구, 배우자, 자녀)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 자녀와 교회학교 아이들이 유기 불안, 불신 학대, 애정 결핍, 사회적 소외, 결함 및 수치심을 느끼지 않고 건강하게 성장하려면 평소 이들과 대화할 때 충분히 공감해주고 필요한 행동을 요청하며 변화된 행동에 고마움을 표현해야 한다”며 “무엇보다 감사하는 이들로 성장할 수 있도록 부모와 목회자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전했다.
김아영 기자 singforyou@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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