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도시철도 2호선 공사가 차질을 빚고 있다. 전남대 후문과 본촌산단을 통과하는 2개 공구 사업자 선정이 4차례 연거푸 무산됐다.
9일 광주도시철도건설본부에 따르면 지난 5일 2단계 7공구(전남대 후문~오치동 육교 2.5㎞)와 10공구(본촌동 OB맥주~양산지구 사거리 1.8㎞) 공사업체 선정을 위한 입찰·심의를 진행했으나 최종 무산됐다.
7공구는 2개 업체가 참여했으나 공사 금액을 아예 제시하지 않았다. 10공구는 3개 업체가 응했으나 1곳은 공사 가격을 제시하지 않았고 2곳은 건설본부가 책정한 기초금액보다 높은 가격을 써내 유찰 처리됐다.
지난해 8월과 11월, 12월에 이어 4번째 업체 선정이 좌절된 것이다. 도시철도본부는 지역 업체 참여비율을 48~49%에서 40%로 낮추고 도시철도 실적기준도 100%에서 80%로 완화했으나 응찰 업체가 자격심의 기준을 충족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지난해 12월 중순 뒤늦게 착공한 2단계(광주역∼시청 20㎞) 구간 2029년 개통이 물 건너 간 게 아니냐는 지적이 벌써부터 제기된다.
지방 최초 순환선인 2호선은 1단계(시청~광주역 17㎞) 6공구, 2단계 8공구 등 총 14개 공구로 나눠 2019년 9월 1단계부터 착공했다. 이중 1단계는 2023년 완공 목표에서 그동안 3년 이상 공사가 지체돼 빨라야 2026년 말 개통될 전망이다.
문제는 난공사로 꼽히는 7공구, 10공구의 잇단 업체 선정 불발로 2단계 2029년 완공 역시 사실상 어렵게 되고 있다는 점이다. 도시철도건설본부는 2호선 공사에 착공한지 5년이 가깝도록 전체 14개 공구 중 2곳의 업체 선정도 못한 상황이다.
7공구와 10공구는 도로가 좁고 일부는 오르막 길이어서 지하 공사가 어렵고 상가밀집 지역에 30년 이상된 노후건물이 많다. 그런 탓에 건물 훼손과 지장물 보상 등 집단민원 발생 우려가 높아 도로를 파헤치고 공사를 해야 할 업체들이 수주를 꺼리는 것으로 파악됐다.
해당 업체들은 “기초금액 사업비 증액이 이뤄지지 않으면 적자가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시는 지역업체 배려 차원에서 1,2단계 공사구간을 무리하게 나누다보니 발생한 부작용이라고 에둘러 핑계를 대고 있다.
그나마 2호선 지선성격인 3단계(백운광장~효천역 4.8㎞)는 정부와 사업비 조정과정에서 후순위로 밀려 현재 도시철도망 구축계획 수립용역 단계에 머물고 있다. 이로 인해 착공 여부마저 불투명하다.
이를 두고 시민들은 “도대체 언제까지 꽉 막힌 도로에서 아까운 시간을 낭비해야 되느냐”며 “10년 넘게 여러 준비과정을 거쳤는데 갑자기 ’난공사 구간’이라는 이유로 업체 선정조차 못하고 개통을 자꾸 미루는 게 말이냐 되느냐”고 불만이다.
도시철도건설본부 관계자는 “한 번 더 입찰을 한 뒤 낙찰되지 않으면 법적 근거에 따라 수의계약을 추진할 방침”이라며 “국토교통부, 기획재정부와 협의해 사업비를 늘리거나 공법을 변경하는 방안도 검토 대상“이라고 말했다.
광주=장선욱 기자 swja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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