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에서 열린 2026년 월드컵 축구 아시아 예선전에서 중국 국가가 연주될 때 등을 돌린 관객 3명이 체포됐다.
홍콩프리프레스(HKFP)는 18~31세 남녀 3명은 홍콩 스타디움에서 열린 홍콩-이란 경기에 앞서 중국 국가가 연주될 때 일어서지 않거나 등을 돌렸다고 7일 보도했다. 이들은 국가 모독 혐의를 받고 있다.
당시 경기장에서는 검은색 조끼를 입은 사복 경찰관들이 배치돼 관중석을 촬영했다. 국가 연주가 끝난 후 경찰관들은 촬영한 영상을 돌려본 후 관중석에서 이들을 체포했다.
체포된 이들은 이날 오전 보석으로 석방됐다. 다음 달 중순 경찰에 출두해야 한다.
홍콩 경찰은 성명을 통해 “경찰은 공개적으로나 고의로 국가를 모독하는 누구라도 범죄를 저지르는 것임을 강조한다. 유죄가 선고될 경우 그들은 최대 5만 홍콩달러(약 880만원)의 벌금과 3년의 징역에 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중국 정부는 2020년 6월 홍콩국가보안법을 제정했다. 그해 9월 홍콩 입법회는 중국 국가인 의용군 행진곡을 모독하는 행위를 처벌하는 국가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해당 법안은 중국 국가를 장례식에 사용하거나 공공장소 배경 음악, 상업광고 등에 사용하면 안 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풍자나 조롱 목적으로 노랫말을 바꿔 부르는 행위와 국가가 연주될 때 가슴에 손을 대는 행위도 금지했다.
홍콩 당국은 스포츠 경기 중 중국 국가를 모욕하는 행위를 단속해왔다.
지난 4월 홍콩 콜로세움에서 중국과 불가리아가 경기를 벌인 FIVB 발리볼네이션스리그가 대표적이다. 당시 20대 남성은 중국 국가가 연주될 때 뮤지컬 레미제라블 수록곡(OST) ‘민중의 노래(Do You Hear the People Sing)’를 불렀다. “중국 팀과 국가를 좋아하지 않는다”고 말한 그는 중국 국가를 고의로 모욕한 혐의를 받았다.
김효빈 인턴기자 onlinenews1@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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