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딸에게 성폭행을 저지른 혐의를 받은 유명 목사가 1심에서 ‘무죄’ 선고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4일 JTBC ‘사건반장’에 따르면 자칭 ‘조폭 두목 출신’ ‘서울역 이목사’로 유명했던 이모 목사가 지난달 30일 친딸 성폭행 혐의에 대한 1심 재판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이 목사는 해당 방송에 자신의 실명 공개 의사를 밝히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이 목사는 지난해 2월 두 딸 중 큰딸로부터 성추행 등 혐의로 경찰에 신고당했다. 당시 딸은 자신이 미취학 아동일 때와 중학생일 때 아버지인 이 목사에게 성범죄를 당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 목사는 “전처와 딸이 짜고 거짓말을 하고 있다”며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1심 재판 최후진술에서도 그는 “정말 제가 그런 죄를 지었거나 비슷한 마음이라도 먹은 적이 있다면 당연히 천벌을 받아야 한다. 하지만 나는 그러지 않았다”며 결백을 주장했다.
1심 재판부는 “피해자(딸) 진술의 일관성이 없고 증거들과 모순되는 점이 있다”며 무죄 판단을 내렸다. 재판부는 미성년자인 딸의 일관되지 않은 진술은 가까운 누군가에게 영향을 받았을 수 있다고 봤다.
재판부는 “어린 피해자가 아빠를 대하는 엄마의 태도에 상당한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는 환경에 있었다”고 판단했다. 당시 이 목사가 이혼한 전처와 양육비 문제로 대립하는 상황이었던 만큼 피해자가 아빠를 대하는 엄마의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이 목사에 따르면 전처는 가끔 이 목사에게 연락해 경제적 어려움을 호소했다. 전처는 “네가 못 데려가겠다면 (아이들과 함께) 셋 다 죽겠다” “더 이상 살 희망이 안 보인다”는 문자를 보내기도 했다. 이에 이 목사는 소정의 양육비 등을 보냈다.
그러나 이 목사는 양육비 지급 등 금전적 지원을 그만두겠다고 하자 전처와의 갈등이 극에 달했고, 며칠 뒤 딸로부터 경찰 신고를 당했다고 주장했다. 전처와 가깝게 지내던 딸이 이 목사에 대한 허위 신고를 했다는 주장이었다.
실제로 이 목사는 큰딸이 고소하기 약 한 달 전 외갓집에서 가출을 시도하면서 “아빠 우리 좀 살려 주세요” “택시 타고 아빠한테 갈 거예요”라는 문자를 보냈다고 주장했다. 이 목사는 “만약 제가 진짜 성폭력이나 성추행을 했다면 아이들이 저에게 문자를 보내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했다.
결국 1심 재판부는 이 같은 여러 상황과 진술, 관련 증거를 바탕으로 무죄를 선고한 셈이다.
이 목사는 “사회적으로 생매장돼 있는 만큼 진짜 죽고 싶다”면서도 “제 딸이 부모 싸움에 끼어들어 엄마 편을 들다가 성폭력을 당했다는 멍울을 쥐게 하고 싶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큰딸이나 아이들을 키우는 전처에게 법정 대응을 하기에는 고민스럽다”고 덧붙였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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