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주 뺑소니 혐의로 구속 송치된 트로트 가수 김호중(33)씨가 경찰 조사를 받고 나가는 모습이 취재진에 노출돼 ‘인권침해’를 당했다고 주장한 데 대해 조지호 서울경찰청장이 “전혀 동의하기 어렵다”고 반박했다.
조 청장은 3일 정례 기자간담회에서 “강남경찰서에 출입하는 대부분의 사건 관계자는 다 정문으로 들어가서 정문으로 나간다”면서 이 같이 밝혔다.
김씨는 음주사실 시인 후 첫 조사를 받은 지난달 21일 경찰서 정문에서 대기하던 취재진을 피해 지하 주차장을 통해 조사실로 들어갔다. 김씨는 조사를 마친 뒤 귀가할 때도 지하 주차장을 이용하겠다고 요청했지만 경찰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에 김씨는 ‘취재진 앞에 설 수 없다’며 6시간을 버티다 결국 정문으로 걸어나왔다. 김씨 측은 이를 놓고 “경찰이 날 먹잇감으로 던져 놓았다”며 국가인권위원회 제소를 검토 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
조 청장은 김씨의 이런 주장과 관련해 “초기에(출석 때) 강남서가 조금 잘못 판단한 것 같다”며 “서울청에서 바로잡아서 다른 피의자들과 동일한 수준으로 퇴청한 것인데 그것이 인권침해라고 문제제기하면 모든 경우에 비공개를 해줘야 하고 특별한 조처를 해야 하는 쪽으로 연결된다”고 설명했다.
김씨가 6시간 가량 경찰서에 머물며 귀가를 거부한 데 대해서도 “퇴거 요청을 안 받아들이면 공공기관으로서 본인의 자유로운 의사에 기반해 있을 수는 있다”며 “그런데 대부분 사람들은 일초라도 빨리 나가고 싶어하지 더 있고 싶어하는 경우는 없어서 이례적”이라고 말했다.
경찰은 위드마크 공식을 활용해 김씨의 당시 혈중알코올농도가 면허정지 수준(0.03% 이상 0.08% 미만)이었던 것으로 결론 내렸다고도 설명했다. 조 청장은 “가장 낮은 수치를 적용했음에도 현행법으로 음주운전 기준 이상으로 나왔다”고 밝혔다.
술자리 동석자 진술 등이 조금씩 차이가 나면서 여러 위드마크 결과값이 나왔는데, 그 중에는 면허 취소 수준(0.08% 이상)에 해당하는 값도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조 청장은 한편 가수 길씨가 김씨의 음주운전을 방조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단순히 동석하면서 음주한 정황은 있지만 음주운전 방조는 확인되지 않았다”고 선을 그었다.
정신영 기자 spirit@kmib.co.kr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수집,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