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생 하반신 마비인데… 음주운전 가해자 ‘징역 4년’ 선처

25세 축구선수 은퇴시킨 음주운전 가해자
항소 기각… 징역 4년 판결 유지
법원 “1심 형 가볍지만 합의한 점 고려”

입력 : 2024-05-30 13:23/수정 : 2024-05-30 14:28
음주운전 사고로 25세의 이른 나이에 골키퍼를 은퇴한 유연수가 휠체어를 탄 채 사진촬영을 하고 있다. 제주유나이티드 제공

술을 먹고 운전하다 유연수 전 제주유나이티드 골키퍼를 들이받은 30대가 항소심에서 징역 4년이 유지됐다. 이 사고로 유연수는 25세의 나이에 하반신 마비를 얻고 축구선수의 꿈을 접게 됐다.

30일 법조계에 따르면 제주지법 형사1부(재판장 오창훈 부장판사)는 이날 특정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위험운전치상)과 준강제추행 혐의로 기소된 A씨(36)에 대한 항소심 공판에서 피고인과 검찰 측 항소를 모두 기각했다.

이에 따라 1심에서 A씨에게 선고된 징역 4년의 원심판결이 유지됐다.

A씨는 2022년 10월 18일 오전 5시40분쯤 제주 서귀포시 표선면 가시리사거리에서 만취 상태로 차를 몰다 다른 차량을 들이받아 탑승자 5명을 다치게 한 혐의를 받는다. 당시 그의 혈중알코올농도는 면허 취소 수치(0.08% 이상)를 넘어선 상태였고, 제한속도까지 위반해 과속했다.

이 사고로 피해 차량에 타고 있던 유연수가 크게 다쳐 응급수술을 받았다. 이후 1년 가까이 재활에 매달렸으나 하반신 마비를 극복하지 못하고 결국 지난해 11월 25세의 젊은 나이로 축구선수를 은퇴했다.

재판부는 원심판결(징역 4년)이 가볍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검찰 항소를 기각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술을 마시고 과속운전을 하다 낸 사고로 유연수는 회복이 어려운 장애 판정을 받았다”며 “이 사건이 없었다면 많은 행복을 누릴 수 있었던 26세 청년이 겪을 고통을 가늠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음주 관련 처벌 전력이 있는 점 등을 볼 때 원심의 형이 가벼워 상향함이 마땅하다”면서도 “피해가 중한 피해자들과 합의한 점 등을 고려했다”며 기각 이유를 설명했다.

앞서 A씨 측 변호인은 지난해 12월 14일 제주지법 형사1단독(오지애 판사) 심리로 열린 결심공판에서 “피고인이 일말의 양심의 가책도 없는 몰염치한 인간으로 매도되고 있다”고 호소했다.

이에 온·오프라인상 수만장의 엄벌 탄원이 접수됐고 동료 선수들도 엄벌을 촉구했으나 결국 가해자에 대한 처벌은 징역 4년으로 끝났다.

김지훈 기자 german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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