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부채 증가폭 비기축통화국 2위

2013년 이후 10년간 37.7→55.2%
정부 ‘재량지출’ 동결 방침
저출산·R&D 쓸 곳 많아 실효성 의문


한국 정부의 부채 증가율이 달러 등 기축통화를 보유하지 않은 11개 선진국 중 두 번째로 높은 것으로 집계됐다. 그만큼 정부가 쓸 수 있는 재정 여력이 급속도로 줄고 있다. 일단 정부는 씀씀이 조절이 가능한 ‘재량지출’ 규모를 동결해 재정 운용의 숨통을 틔우겠다는 방침이다.

19일 국제통화기금(IMF) 등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 국내총생산(GDP) 대비 일반정부 부채(D2) 비율은 55.2%로 집계됐다. D2는 국가채무(D1·중앙 및 지방정부 부채)에 비영리 공공기관 부채를 포괄하는 개념이다. 국제기구가 각국 재무 상황을 비교할 때 주로 쓴다.

비율 자체는 다른 선진국에 비해 낮은 편이지만 증가 속도가 가파르다. 2013년과 비교해 17.5% 포인트나 늘었다. 이 속도는 IMF가 선진국으로 분류한 37개국 중 달러화·엔화 등 8대 준비 통화를 보유하지 못한 11개국 중 가장 빠른 편에 속한다. 같은 기간 한국보다 높은 속도로 GDP 대비 D2 비율이 늘어난 비기축통화국은 싱가포르(63.9% 포인트)뿐이다.

한국의 GDP 대비 D2 비율은 앞으로도 증가할 전망이다. 이는 정부가 예산안을 수립하기 어렵게 만드는 요소다. 정부가 조만간 수립하는 내년 예산안에서 재량지출 규모를 동결한다는 원칙을 세운 이유이기도 하다. 새로운 사업 예산 확보를 위해 다른 재량지출 사업 규모를 줄이는 식으로 빚을 내지 않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하지만 예산이 필요한 현안이 많아 이 기조 유지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17일 국가재정전략회의에서 저출산 대응 예산 편성에 ‘전력’을 다하라는 표현을 썼고 연구·개발(R&D) 예산은 ‘대폭 확충’을 강조했다.

이에 정부의 내년 예산안에 전례 없는 지출 구조조정 방안이 담길 거라는 관측에 힘이 실린다. 다만 기존 사업 예산을 큰 폭으로 줄이는 건 쉽지 않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지역화폐 등 야당이 신경 쓰는 사업 예산을 감축하게 되면 아무래도 탐탁지 않게 생각할 수 있다”고 말했다.

세종=김혜지 기자 heyji@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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