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종자 소식을 듣고 치매를 앓다가 작년에 돌아가신 어머니가 떠올랐어요.”
집을 나가 귀가하지 않는 치매 노인을 직접 찾아 경찰에 인계한 50대의 사연이 뒤늦게 전해졌다.
14일 경기도 오산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3월 27일 오전 11시쯤 치매를 앓고 있는 A씨(87)가 실종됐다는 가족들의 신고가 접수됐다.
A씨는 신고 전날 오전 7시쯤 가족들이 잠든 사이 휴대전화를 집에 둔 채 사라졌다고 한다. 이튿날까지 A씨를 찾지 못하자 가족은 경찰에 실종신고를 했다.
경찰은 CCTV 영상을 분석해 A씨의 동선을 추적하는 한편 신고 당일 오후 1시30분 실종 경보 문자 메시지를 발송했다. 문자에는 ‘오산시 주민 A씨를 찾습니다. 160㎝, 모자 달린 검정 숏패딩, 검정바지, 검정운동화, 검정모자’ 등 A씨의 인상착의와 관련한 내용이 담겼다.
조성복씨는 당일 오후 지인 부부에게 “차를 타고 오던 중 실종 경보 문자 내용과 인상착의와 비슷한 사람을 봤다”는 말을 들었다.
이에 조씨는 자신이 용달차를 몰아 지인이 A씨를 봤다는 장송까지 이동하며 실종자를 찾았으나 발견하지 못했다. 다시 지인에게 전화를 걸어 목격 장소를 물었고 “노인의 걸음걸이로는 그 주변에서 멀리까지 가지 못 했을 것 같다”는 대답을 들었다.
조씨는 왔던 길을 되돌아가며 도로 주변을 다시 확인했다. 그는 결국 오후 5시20분쯤 주유소 앞을 지나가던 A씨를 발견했고, A씨를 차에 태워 인근 지구대로 데려갔다. A씨는 무사히 가족의 품으로 돌아갔다.
경기도 오산경찰서는 실종자를 발견해 인계한 조씨에게 경찰서장 감사장을 수여했다.
조씨는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차를 돌려서 가던 중 실종자를 발견하고 성함을 불렀더니 뒤를 돌아봤다”며 “노인분이 ‘나를 왜 실종 신고 했냐’고 물으셔서 ‘저를 믿고 따라오세요’라고 안심시켜 드린 후 지구대로 모셔다 드렸다”고 설명했다.
이어 “나도 치매를 앓던 어머니를 3시간동안 잃어버린 적이 있는데, 그때 너무 두렵고 마음이 아팠다. 실종자 소식이 남 일 같지 않애서 주저하지 않고 (실종자를) 찾으로 나갔다”고 말했다.
그는 “너무 당연한 일이라 처음에는 경찰 감사장을 마다했다”며 “다른 사람들도 실종 경보 문자를 받으면 딱 3초만 주변을 둘러봤으면 좋겠다”고 당부의 말을 전했다.
김효빈 인턴기자 onlinenews1@kmib.co.kr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수집,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