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숭이 보법은 달라”…‘혹성탈출’ 유인원, 완벽 연기 비결은

6주간 원숭이처럼 걷고 말하는 법 배워
‘골룸’·‘킹콩’ 앤디 서키스가 연기 지도

영화 '혹성탈출: 새로운 시대' 중 한 장면. 20세기 스튜디오 제공. AP뉴시스

지난 8일 개봉한 영화 ‘혹성탈출: 새로운 시대’(이하 ‘혹성탈출 4’)가 뛰어난 영상미와 사실적인 묘사로 호평받고 있는 가운데, 이번 작품에서 원숭이, 침팬지 등을 연기한 출연진들이 유인원 역할을 훌륭하게 소화해낼 수 있었던 비결을 공개했다.

작중 악역이자 유인원 제국의 폭군 보노보 ‘프록시무스 시저’를 연기한 케빈 듀랜드는 13일(현지시간) CBC와의 인터뷰에서 “촬영에 들어가기 전 ‘원숭이 학교(Ape School)’에 들어가 6주간 교육을 받았다”고 밝혔다.

출연진 사이에서 통칭 ‘원숭이 학교’로 불리는 이곳은 영화사 20세기 스튜디오가 뉴올리언스에 마련한 특수 연기 아카데미다. ‘혹성탈출’ 시리즈에 출연하는 배우와 제작진들은 촬영 시작 전 이곳에서 유인원처럼 걷고 말하고 행동하는 법을 배운다.

원숭이 학교에서 훈련을 마친 배우들은 특수 슈트를 착용하고 연기를 펼친다. 여기에 퍼포먼스 캡처 기술로 유인원 모델을 덧씌우면 영화 속의 정교하고 자연스러운 유인원의 모습이 만들어지는 것이다.

케빈 듀랜드는 “태양의 서커스 단원 출신 안무가 알랭 고티에의 1대1 지도를 받았다”며 “그는 거의 생물학자나 다름없다. 그 덕분에 보노보를 해부학적으로 분석하고 인간과는 어떻게 다르게 행동하는지 알아낼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보노보는 인간과 달리 갈비뼈와 골반 사이에 빈 공간이 거의 없기 때문에 인간처럼 균형을 잡고 걸을 수가 없다”며 “발을 땅에 딛는 방식부터 (모든 행동을) 어떻게 연기할지 고민해야 했다”고 전했다.

인간과 유인원의 공존을 꿈꾸는 침팬지 ‘노아’를 연기한 오웬 티그 역시 “유인원처럼 걷기 위해 각고의 노력을 기울였다”고 연예 매체 버라이어티와의 인터뷰에서 밝혔다.

특수 제작한 목발을 착용하고 '너클보행'을 연습하는 '혹성탈출' 출연진들. The New York Times 유튜브 캡처

침팬지는 발과 함께 손등으로 땅을 짚으면서 걷는 ‘너클보행(Knuckle Walking)’을 한다. 이를 흉내 내기 위해 출연진들은 특수 제작한 목발을 착용하고 네 발로 걷는 연습을 했다. 티그는 “처음에는 네 발로 걸을 때 팔에 가해지는 충격 때문에 고통스러웠지만 끝내 적응했다”고 말했다.

촬영이 끝난 이후에도 티그는 한동안 침팬지처럼 행동하는 버릇을 버리지 못했다고 밝혔다. 그는 “촬영이 끝난 뒤에도 네 발로 동네를 뛰어다녔다. 나는 뉴욕 브루클린에 산다”며 “한 달 정도는 침팬지처럼 습관적으로 몸을 긁어댔다”고 말했다.

영화 ‘반지의 제왕’ 시리즈의 골룸 역을 맡았고 2005년작 ‘킹콩’에서 킹콩을 연기한 ‘모션 캡쳐의 대가’ 앤디 서키스도 유인원 연기 교육에 힘을 보탠 것으로 알려졌다. 티그는 전편에서 ‘시저’ 역으로 열연을 펼쳤던 서키스를 치켜세우며 “그의 조언은 내가 유인원 캐릭터를 완성하는 데 큰 도움을 줬다”고 말했다.

‘혹성탈출 4’는 리부트 3부작 마지막 편 ‘혹성탈출: 종의 전쟁’(2017) 이후 7년 만의 신작으로, 3부작의 주인공 시저가 죽은 뒤 몇 세기가 흐른 시간대를 배경으로 한다. 지난 10일 북미 지역을 포함한 전 세계서 개봉한 ‘혹성탈출 4’는 사흘간 1억2900만 달러(약 1771억원)를 벌어들이며 기대 이상의 흥행 성적을 기록하고 있다.

천양우 인턴기자 onlinenews1@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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