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 내 비둘기 출현에 따른 승객 불편과 사고 우려가 커지자 서울교통공사가 대책 마련에 나섰다. 비둘기가 자주 앉는 지하철 역사 지붕부 기둥에 철제 못을 설치하는 한편 음파 퇴치기 도입 등도 검토하고 있다.
서울 지하철 1∼8호선을 운영하는 서울교통공사는 역사 내 비둘기 유입 차단과 야생 조류 보호를 위해 새가 앉지 못하도록 하는 버드 스파이크와 조류 충돌 방지시설 등을 설치해 운영한다고 13일 밝혔다.
공사에 따르면 지난해 1월부터 올해 1월까지 역사에 진입한 비둘기로 인한 불편 민원 건수는 모두 131건에 이른다. 1년간 거의 사흘에 한 번꼴로 민원이 접수된 셈이다. 비둘기 유입이 많은 역은 2호선 합정역, 신도림역, 왕십리역 순이었다.
역사에 진입한 비둘기가 단순 불편을 넘어 위험한 사고를 일으킨 사례도 있었다.
2022년 4월 신도림역에서는 한 시민이 머리 위로 날아오는 비둘기를 피하려 고개를 숙이다 게이트 모서리에 부딪혀 눈 부위가 찢어졌다.
2021년 8월에는 4호선 노원역 내 조가선에 앉은 비둘기 퇴치 작업 중 청소용 밀대가 접촉되면서 전차선이 단전되고 중대재해가 발생할 뻔한 사례도 있었다. 조가선이란 전차선이 늘어지지 않게 고정하는 선이다.
이에 공사는 상계역, 도봉산역 등 5개 역에 플라스틱판에 강철 핀을 꽂아 조류를 퇴치하는 ‘버드 스파이크’를 설치하고, 단계적으로 지상 역사에 그물망과 버드 스파이크를 추가 설치할 예정이다. 이외에 35개 지하 역사 출입구 인근에 조류기피제와 음파퇴치기 등을 시범 설치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또 먹이 제공을 막기 위한 홍보·계도를 강화하고, 음식물 쓰레기 등도 철저하게 관리할 계획이다.
새들이 유리창에 부딪혀 죽지 않도록 보호 장치도 설치한다. 공사는 우선 올해 2월 종로3가역, 잠실역, 여의나루역, 녹사평역 등 4개 역사 8곳의 유리 캐노피에 조류 충돌 방지시설을 설치했다. 또 오는 7월까지 18개 역에 24곳을 추가 설치하고, 추후 214개 역 630곳까지 단계적으로 설치를 확대할 방침이다.
최다희 인턴기자 onlinenews1@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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