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본 국민 10명 중 9명은 ‘여성 일왕을 허용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다. 남성만 승계할 수 있는 현 승계제도에서 여성 일왕을 허용해야 한다는 여론이 갈수록 힘을 얻고 있다.
교도통신은 28일 나루히토 일왕 즉위 5주년(5월 1일)을 앞두고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 여성 일왕을 인정해야 한다는 의견에 90%가 찬성했다고 보도했다. 여성 일왕을 찬성하는 이유와 관련해선 ‘일왕의 역할에 남녀는 관계가 없다’가 50%로 가장 많았다. 반면 반대하는 이유로는 ‘남성이 승계하는 것이 일본 문화에 합당하다’는 의견이 45%였다.
또 일왕 승계 안정성 문제와 관련해 ‘위기감을 느낀다’는 의견도 72%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일본 정부가 2021년 ‘여성 일왕 허용’ 문제 등 승계제도 검토를 미룬 결정에 대해선 ‘지지한다’는 의견이 52%로 ‘지지하지 않는다’는 의견(46%)과 맞섰다.
현재 일왕은 남성만 승계할 수 있는데, 현 나루히토 일왕은 외동딸인 아이코(23) 공주만 두고 있다. 이에 따라 일왕 승계 순위는 현 나루히토 일왕의 동생인 후미히토(59) 왕세제가 1순위, 후미히토의 막내아들 히사히토(18) 왕자가 2순위다.
일본 여성 왕족은 일반인과 결혼할 경우 왕적에서 제외된다. 왕족 역시 자녀 숫자가 줄어드는 상황에서 대를 거듭할수록 왕족 수가 줄면서 일왕의 대(代)가 끊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크다. 이러한 상황을 반영해 승계 제도를 고쳐 여성 일왕을 허용해야 한다는 여론도 커지고 있다. 2019년 NHK 여론조사에서는 응답자의 74%가 여성 일왕에 찬성했다. 교도통신이 2021닌 실시한 조사에서도 82%가 여성 일왕을 찬성했다. 일본 내에선 겸손하고 소박한 이미지로 사랑을 받고 있는 아이코 공주가 일왕에 적합하다는 여론도 많은 상황이다.

앞서 일본 정부는 2021년 내부 전문가회의에서 4년 반 동안 논의한 결과 여성 일왕은 허용하지 않는 것으로 결론 내렸다. 이번 여론조사에선 승계 대책 논의를 ‘현 시점부터 조속히 해야 한다’는 의견이 35%로 최다를 차지했다. ‘향후 신중히 검토해야 한다’는 의견은 26%, ‘히사히토 왕자 이후 상황을 보면서 검토해야 한다’가 19%로 나타났다.
김현길 기자 hgkim@kmib.co.kr
GoodNews paper Ϻ(www.kmib.co.kr), , , AIн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