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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김정은 사진 깔고 앉아도 처벌”… 美 인권보고서

입력 : 2024-04-23 05:21/수정 : 2024-04-23 07:57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7일 포사격 훈련을 지도하고 있다. 연합뉴스

미국 국무부는 북한이 김정은 국무위원장 사진이 실린 신문지를 깔고 앉기만 해도 정치범으로 처벌을 하는 등 강력한 주민 통제에 나서며 광범위한 인권 침해를 자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북한은 탈북자들을 즉결 사살하고 있고, 주민들이 공개처형을 의무 참관토록 했다.

국무부는 22일(현지시간) ‘2023 국가별 인권 보고서’를 발간하고 “북한 정부나 그 대리인이 자의적이고 불법적인 살인을 저질렀다는 수많은 보고가 있었다”며 “이런 살인은 당국의 통치 및 통제 시스템의 특징”이라고 밝혔다.

보고서는 특히 “북한은 체제 비판자들을 정치범으로 간주했다”며 “이들은 수용되면 대부분 종신형에 처하고, 가족 3대가 갇히는 경우도 많다”고 설명했다. 보고서는 탈북자들과 내부 소식통들을 인용해 “탈북을 시도하거나 탈북 가족과 접촉하는 행위, 김일성 또는 김정일 사진이 실린 신문을 깔고 앉거나 사진을 훼손하는 행위, 김일성 학력이 짧다고 언급하는 행위 등을 정치 범죄로 간주한다”고 전했다.

현재 수감된 정치범은 8만~12만 명가량으로 추산되지만, 일부 NGO는 20만 명에 이를 것으로 본다고 언급했다. 이들 정치범 수감자들은 다른 죄수들보다 더 가혹한 처벌을 받고, 보호도 덜 받는다고 한다.

북한 정권은 탈북자에 대해 현장 사살을 허용했다. 또 최근 국경 봉쇄를 완화하면서 공개 처형을 늘리고, 민간인에게 이를 참관하도록 강제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공개 처형 참관이 학교 현장 학습으로 이뤄지기도 했다. 보고서는 지난해 9월 국가재산으로 등록된 소를 도살해 판매한 혐의로 9명에 대해 공개 처형을 진행했고, 2만5000명이 모여 이를 지켜봤다는 보도도 전했다.

보고서는 “북한이 수천 명의 어린이를 붙잡아 부모와 함께 노동 수용소에서 일하도록 강요했다”며 “관리들은 주요 도로 제설 작업이나 생산 목표 달성 같은 특별 프로젝트를 완료하기 위해 학생들을 공장이나 들판으로 보냈다”고 설명했다. 북한은 지난 6월엔 자강도의 모든 중학생에게 여름 방학 동안 말린 고사리 10㎏을 모으도록 하고, 할당량을 채우지 못하면 벌금을 내라고 지시하기도 했다.

보고서는 구타와 전기고문, 물고문, 알몸 노출, 똑바로 서거나 누울 수 없는 좁은 감방 감금 등 고문이 자행되고, 여성 수용자에 대한 성폭행도 만연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국무부는 한국과 관련해 ‘언론인 등을 포함한 표현의 자유’ 항목에 정진석 전 국회의원이 지난해 8월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한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1심에서 징역 6개월을 받은 사례를 언급했다. 또 “뉴스타파 기자 신학림이 뇌물을 받고 윤석열 당시 대선후보를 스캔들에 연루시키려고 조작된 인터뷰를 게재한 혐의를 검찰이 수사했다”며 ‘김만배 허위 인터뷰’ 사건도 거론했다.

보고서는 대법원이 지난해 1월 5·18 민주화운동에 참여한 시민을 북한 특수군이라고 비방한 혐의로 보수논객 지만원씨에 대해 2년 형의 실형을 확정한 사례도 소개했다.

보고서는 ‘정부 부패’ 항목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이명박 전 대통령 사면, 국민의힘 정찬민 전 의원의 뇌물수수 혐의 확정 및 의원직 상실, 정의기억연대(정의연) 후원금을 횡령한 무소속 윤미향 의원의 집행유예 선고를 지목했다.

워싱턴=전웅빈 특파원 imu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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