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의대증원 50%까지 대학자율 감축…이달말 확정

한덕수 국무총리 특별 브리핑
6개 국립대 총장 중재안 수용키로
의료계는 여전히 싸늘

입력 : 2024-04-19 15:06/수정 : 2024-04-19 15:34
한덕수 국무총리. 연합뉴스

정부가 19일 의대 증원 규모를 일부 조정할 수 있게 하자는 국립대 총장들의 건의를 수용하기로 결정했다. 증원이 확정된 32개 대학 가운데 증원된 인원의 50~100% 범위 안에서 자율 모집하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이에 증원 규모가 당초 정부가 제시한 연 2000명에서 최소 1000명 가까이 줄어들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이날 오후 3시 정부서울청사에서 의대 증원 관련 특별 브리핑을 열고 “대학별 교육 여건을 고려해 금년에 의대 정원이 확대된 32개 대학 중 희망하는 경우 증원된 인원의 50% 이상 100% 범위 안에서 2025학년도에 한해 신입생을 자율적으로 모집할 수 있도록 허용한다”고 밝혔다.

이어 “각 대학은 2025학년도 대입전형시행계획을 변경해 허용된 범위 내에서 자율적으로 모집 인원을 이달 말까지 결정할 것”이라며 “이달 말까지 2026학년도 대입전형시행계획도 2000명 증원 내용을 반영해 확정·발표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 총리는 이같은 결정을 내린 배경에 대해 “의료계의 단일화 된 대안 제시가 어려운 상황에서 의료공백 피해를 그대로 방치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며 “의대생을 적극 보호하고 의대 교육이 정상화돼 의료현장의 갈등을 해결해 나가는 하나의 실마리를 마련하고자 결단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집단 행동을 이어가고 있는 의대생 및 전공의들을 향해 대화 테이블로 나서줄 것으로 요청하기도 했다. 한 총리는 “정부는 지금이라도 의료계가 과학적이고 합리적인 단일안을 제시하면 열린 자세로 대화에 나설 준비가 되어 있다”며 “오늘의 결단이 문제 해결의 계기가 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또 “복귀를 고민하는 의대생과 전공의 여러분은 하루 빨리 학교로, 환자 곁으로 돌아와 달라”며 “정부의 이번 결단에는 여러분과 열린 마음으로 어떤 주제든 대화하겠다는 의지가 담겨 있다”고 강조했다.

지난 15일 오후 서울 시내 의과대학 앞으로 시민들이 지나가고 있다. 뉴시스

전날 경북대·경상국립대·충남대·충북대·강원대·제주대 등 6개 국립대 총장은 “대학별로 자체 여건을 고려해 증원된 의대 정원의 50~100% 범위에서 자율적으로 신입생을 모집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정부에 건의했다.

이들 6개 국립대의 증원 규모는 총 598명으로, 절반으로 줄일 경우 299명이 된다. 정부가 제시한 연 2000명에서 299명을 제외하면 실질적 증원 규모는 1700여명이 되는 셈이다.

정부 건의에 이름을 올리지 않은 3개 국립대(전북대·전남대·부산대)도 증원분 축소에 동참하면 증원 규모는 더욱 줄어들 수 있다. 9개 국립대의 증원 규모는 총 806명으로, 절반인 403명이 기존 2000명에서 빠진다면 내년 증원 규모는 1597명이 된다.

여기에 사립대까지 포함, 증원된 32개 의대가 모두 증원분의 50%만 선발하겠다고 할 경우 내년 의대 증원 규모는 1000명까지 줄어들 가능성도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지난 8일 서울시내 대학병원에서 의료진이 이동하고 있다. 뉴시스

정부가 6개 국립대 총장들의 중재안을 받아들인 것은 ‘의대생 집단 유급’이 현실화할 수 있다는 우려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의대생들은 정부의 의대 증원 방침에 반발하며 지난 2월 중순부터 집단 휴학계를 제출하는 등 수업을 거부해왔다.

이에 전국 의대는 집단 유급 사태를 막고자 개강일을 계속 미뤄왔으나, 고등교육법상 ‘1년 수업시수 30주’를 확보하기 위해 이달 수업 재개에 나섰다.

의료계는 정부의 이같은 결정에도 여전히 싸늘한 시선을 보내고 있다. 애초 ‘연 2000명’이라는 숫자가 과학적 근거를 바탕으로 산출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이를 기준으로 자율 모집하는 것은 무의미하다는 것이다.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전의교협) 관계자는 “의료계는 처음부터 의대 2000명 증원 자체가 실제 계측돼 나온 숫자가 아니기 때문에 데이터 자체에 문제가 있다고 밝혀왔다”며 “의대 정원이 처음부터 근거를 기반으로 책정된 것이 아니기 때문에 50%를 줄이든, 60%를 줄이든 의미가 없다”고 말했다.

박은주 기자 wn1247@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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