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산에서 진료할 의사를 찾지 못해 ‘응급실 뺑뺑이’를 돌던 50대 남성이 사망했다. 병원을 이탈한 전공의들은 군 복무기간 단축, 보건복지부 차관 경질 등 ‘선결 조건’을 언급하며 복귀 조짐을 보이지 않고 있다.
17일 경남소방본부 등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가슴 통증을 호소하며 119 구급차에 탑승한 60대 여성 A씨가 신고 접수 6시간여 만에 사망했다.
당시 신고를 접수한 소방당국은 A씨를 진료할 병원을 찾기 위해 주요 대학병원을 포함한 최소 6개 병원을 전전했으나 모든 병원에서 진료를 거부당했다. 병상과 진료할 의사가 없다는 이유였다.
결국 가까스로 한 종합병원에서 진료를 받은 A씨는 ‘대동맥박리’ 진단을 받았다. 하지만 이 병원에서 대동맥박리 수술이 불가했던 탓에 A씨는 또다시 다른 대학병원으로 전원했다. 그는 곧바로 수술이 필요한 상태였지만, 수술에 들어가기도 전에 심정지로 사망했다.
대동맥박리는 대동맥 혈관 내부 파열로 인해 대동맥 혈관 벽이 찢어져 발생하는 질환이다. 제시간에 진료를 받는 ‘골든타임’을 지키는 게 중요하다.
응급실 뺑뺑이로 인한 사망 사고는 불과 닷새 전에도 발생했다. 지난달 26일 부산에 거주하는 50대 심정지 환자가 15곳의 병원으로부터 진료를 거부당한 끝에 울산으로 이송됐지만 결국 사망했다.
한편 이 같은 의료공백 속에 병원을 이탈한 전공의들은 이렇다 할 복귀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
대전성모병원 사직 전공의 류옥하다씨는 전날 전공의 인터뷰를 토대로 한 기자회견을 열고 “(사직 전공의의) 절반은 선행 조건에 따라 복귀를 할 생각이 있다고 본다”며 ‘선행 조건’으로 군 복무기간 단축, 복지부 차관 경질, 파업권 보장, 선의의 의료행위에 대한 면책 등을 언급했다.
김지훈 기자 german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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