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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가자전쟁 6개월’…가자 유일 개신교 교회 목사의 호소

[글로벌 미션 EYE] <3> 한나 마사드 가자침례교회 목사

입력 : 2024-04-07 20:06/수정 : 2024-04-07 20:36
지난 6일 한나 마사드 목사와 진행한 줌(Zoom) 인터뷰 화면. Zoom 캡처

7일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발발 6개월을 맞았다. 유엔(UN) 등에 따르면 이 기간 가자지구 주민 7만여명이 부상을 입었고 3만여명이 사망했다. 약 9분마다 한 명 꼴로 목숨을 잃은 셈이다. 또 인구의 4분의 1에 달하는 57만명은 심각한 기근 위기에 처한 상황이다.

가자지구 교회 성도들도 깊은 고통의 나날을 보내고 있다. 인구 200만명 중 기독교인은 1000명(0.05%) 미만인데, 일부 교인들은 해외로 거처를 옮긴 상태다. 이 와중에서도 현지 가자지구 교회 성도들은 난민들에게 음식과 피란처를 제공하는 등 ‘우는 자와 함께 우는’ 사역을 묵묵히 이어가고 있다.

국민일보는 지난 6일 전쟁 발발 6개월을 즈음해 가자지구 내 유일한 개신교 교회인 가자침례교회 소속 한나 마사드(64) 목사를 줌(Zoom)으로 만났다. 가자침례교회는 70년 전인 1954년 남침례교 선교사들에 의해 설립됐으며 마사드 목사는 1987년 최초 현지인 목사로 부임했다. 베들레헴바이블칼리지에서 학사 학위를 취득하고 미 풀러신학교에서 석·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가자침례교회에 부임한 마사드 목사는 이슬람 무장세력의 기독교인 박해로 2007년 즈음 요르단으로 거처를 옮겨 화상 예배, 설교 녹화본 등으로 ‘원격 목회’를 이어오고 있다. 2016년 미 코네티컷주로 이주하면서도 1년에 3차례는 가자지구를 방문해 왔다. 또 국제 NGO인 크리스천미션투가자(CMG·Christian Mission to Gaza)를 설립해 가자지구 유일 복음주의 학교인 라이트하우스학교 지원, 식량 구호 등 다양한 사역을 펼치고 있다.

마사드 목사는 “계속되는 전쟁으로 많은 가자지구 현지 주민들은 극심한 탈력감과 무력감, 피로감에 빠져 있다”면서도 “원한과 증오심에 지배당하기보다 하루빨리 이스라엘과 하마스 양측에 평화의 지도자들이 세워져 전쟁이 멈추도록 기도해야 한다”며 국제사회와 교계의 관심과 지원을 호소했다.

지난해 12월 폭격으로 붕괴된 가자침례교회 내부 모습. 한나 마사드 목사 제공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이 발발한 지 6개월째다. 현재 가자지구의 상황은 어떤가.
“내가 마지막으로 가자지구에 있었던 것은 지난해 9월이다. 현재 머물고 있는 미 코네티컷주에서 가자지구 현지소식을 주기적으로 접하고 있다. 가자지구는 전기가 부족한 상황이라 직접 연락이 닿지 않는 경우도 종종 있는데 그럴 때는 서안지구를 통해 소식을 전해 듣고 있다. 현지 소식통에 의하면 사망자 3만명 중 70%가 여성과 어린이이다. 가자지구 주민의 약 70%가 이번 전쟁으로 집을 잃었으며 특히 북부 가자지구에서는 약 80%가 삶의 터전을 잃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주민들의 삶이 처참하다는 보도가 이어지고 있다.
“건물과 주택의 약 70%가 파괴된 가운데 주민들은 교회, 학교 교실 등에서 생활하고 있다. 자원도 부족하다. 달걀 한 알이 2달러(약 2700원), 밀가루는 한 봉지가 270달러(36만원)에 달할 정도로 물가가 치솟았다. 음식이 없어서 교회에서도 이틀에 한 차례 음식을 제공하고 있다. 화장실도 줄이 길어서 한번 사용하려면 20분씩 기다려야 한다.

또 늘 사살 위협에 시달리기에 아픈 사람이나 노인, 어린 자녀를 둔 가정은 더욱 어려운 상황이다. 지난해 말 화장실에 가려던 한 크리스천 모녀가 이스라엘군의 저격수에 의해 목숨을 잃은 일이 있었다. 총에 맞은 어머니를 살피려던 딸이 어머니의 시신 위에서 함께 죽임을 당한 사건이다. 불안의 연속이다.”

-가자침례교회와 교인들 상황은 어떤가.
“가자침례교회는 오랜 기간 담임 목회자 없이 임시 목사, 교회 사역자들로만 운영이 됐다. 현재 교회 건물은 이스라엘군(IDF)의 기지로 사용되고 있다. 전쟁으로 현지에선 더는 온라인 예배를 드리기에도 어려운 상황이다.

우리는 해외로 거처를 옮긴 교인들과 함께 매주 오전 9시부터 11시반까지 온라인 예배를 드리고 있다. 평균 참석 인원은 30여명이다. 가자지구 기독교인이 1000명을 넘기지 못하는데 이중 약 150명 정도는 해외로 거처를 옮겼다. 2007년 가자침례교회 청년 사역자가 이슬람 무장세력에 의해 처형하는 등 갖은 기독교인 박해 때문이다.”

한나 마사드(오른쪽 두 번째) 가자침례교회 목사가 2022년 2월 가자지구에서 구호사역을 마친 뒤 어린이 등과 함께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한나 마사드 목사 제공

-당신도 이번 전쟁으로 사랑하는 이들을 잃었다고 들었다.
“그렇다. 나 역시 집과 가족, 오랜 기간 함께 해 온 교회 구성원들을 잃었다. 부모님과의 추억이 깃든 2층짜리 집은 폐허가 됐다. 1년에 3회 가자지구에 방문할 때마다 머물던 바로 그 집이다. 나의 이모 일레인 트레이지는 지난해 10월 19일 하마스를 겨냥한 이스라엘의 폭격으로 별세했다. 그리스 정교회 출신이었던 나를 가자침례교회로 이끌어준 분이다. 교회 건물이 무너지면서 건물 잔해에 깔리셨다.

우리 교회에서 오랜 기간 피아노 연주를 담당하던 엘햄 파라씨도 지난해 11월 12일 이스라엘 저격수에게 다리를 저격당했다. 피란처에서 자신의 아파트로 향하던 중이었다. 주민들은 그 모습을 목격했지만 섣불리 문을 열 수 없어 무력하게 그의 죽음을 지켜봐야만 했다. 며칠이 지나 휴전상태에 돌입하고 나서야 겨우 그의 시신을 수습할 수 있었다. 시신은 훼손돼 그가 당시 지니고 있던 가방으로 그를 알아볼 수 있었다. 교인들이 함께 그를 교회 묘지에 묻고 애도했다.”

-가자지구 주민들이 현시점 가장 필요로 하는 것은 무엇인가.
“가자지구 주민들이 가장 갈망하는 건 전쟁을 멈추는 것이다. 많은 주민이 불안에 떨고 있고 고립된 느낌을 받고 있다. 또 물자가 턱없이 부족해 인간 이하의 삶을 사는 상황이다. 물자를 가지러 가다 숨지는 일도 있는 만큼 정전(停戰)이 간절하다.”

-세계교회, 더 나아가 국제사회에 당부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무엇인가.
“전 세계에 퍼져 있는 예수님의 몸 된 교회와 성도들이 관심과 기도, 사랑으로 함께하며 도움의 손길을 내밀어 달라. 가자지구 주민들은 세상에 홀로 남겨진 것만 같은 외로움에 처해 있다. 이들에게 서로 연결돼 있다는 느낌을 갖게 해달라.

또 식량, 여름옷, 돈 등 부족한 물자가 많아지며 생존이 점점 어려워지고 있는데 이 잔인한 전쟁이 하루빨리 멈출 수 있도록 양쪽에 평화를 원하는 지도자들이 세워지길 소망한다. CMG 홈페이지를 통해 현지 소식을 계속 업데이트할 테니 부디 관심의 끈을 놓지 말아달라.”

-가자지구로 다시 돌아갈 예정이 있으신가.
“전쟁이 끝나고 다시 방문할 수 있게 되는 대로 가자지구에 방문할 예정이다. 전쟁이 끝나더라도 가자지구 인구 4분의 3은 거주지를 잃은 상태라 갈 곳이 없을 것이다. 간절하게 이들을 돕고 싶은 마음이다.”

CMG 홈페이지 캡처

조승현 기자 chosh@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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