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8개 정당, 참관인 무려 ‘10만명’…“혈세 118억 든다”

제22대 총선 사전투표일을 하루 앞둔 4일 오후 대전 서구 둔산동 대전시청에 마련된 사전투표장에서 선관위 관계자들이 막바지 점검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5일부터 이틀간 진행되는 4·10 총선 사전투표 참관인 수가 이전보다 크게 늘어난 10만4000명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됐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전국 사전투표소는 3565곳으로, 투표소 1곳당 평균 연인원 28.5명의 참관인이 등록했다. 가장 많은 참관인이 등록한 투표소에는 68명까지 몰렸다. 인구가 적은 지역의 일부 사전투표소에서는 유권자보다 참관인이 더 많은 사례가 나올 가능성도 없지 않다.

사전투표 용지 교부와 투표 상황 전반을 지켜보는 참관인은 선거에 출마한 정당·후보자별로 최대 2명씩 등록할 수 있다. 사전투표 참관인 수는 4년 전 총선 당시 5만4185명이었는데 이번에 2배로 폭증했다. 참관인 수당이 오르자 등록이 늘어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국회는 2022년 공직선거법을 개정해 기존 5만원이던 투표 참관인 수당을 그 2배인 10만원으로 올렸다. 6시간만 참관해도 수당을 전부 받는다.

참관인을 등록할 수 있는 정당 수가 크게 늘어난 것도 참관인 폭증에 한몫했다. 준연동형 비례대표제 유지로 이번 총선에 비례 후보를 낸 정당은 38개에 달한다. 일부 군소정당은 시민단체와 연계해 수당 10만원을 받을 사전투표 참관인을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제22대 총선 사전투표를 하루 앞둔 4일 오후 대전시 서구 둔산동 대전시청 전시실에 마련된 사전투표소에서 선관위 관계자들이 불법 카메라 설치 여부를 확인하고 있다. 연합뉴스

현재로선 정당들이 등록한 투표소당 평균 28.5명의 참관인을 선관위가 ‘너무 많다’는 이유로 돌려보낼 방법이 없다. 공직선거법은 선거일의 경우 참관인을 투표소별 최대 8명으로 제한하고 있으나, 사전선거일 참관인에 대한 인원 제한 규정은 없기 때문이다.

앞서 선관위는 사전선거일도 선거일처럼 참관 인원 제한을 두도록 공직선거법을 개정해야 한다는 의견을 지난해 초 국회에 제출했지만 입법은 이뤄지지 않았다.

혼잡한 투표소 상황을 개선하기 위해 선관위는 교대 참관 등으로 참관인 수를 줄여보겠다는 계획이다. 참관인을 6시간씩 교대로 참관하게 하면 투표소에 상주하는 참관인은 등록 인원의 절반으로 줄어든다. 그래도 일부 사전투표소에서는 본투표의 8명보다 참관인이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급격한 수당 인상과 기형적 선거제도, 입법 미비 때문에 혈세 수십억원이 추가로 쓰이게 됐다는 지적도 나온다. 수당 인상과 참관인 폭증이 겹쳐 선관위가 이번 사전투표 참관인에게 지급해야 하는 수당은 103억원이다. 인당 7000원의 식대까지 더하면 총 118억원이 든다.

이는 4년 전 총선 때 지급한 사전투표 참관인 수당·식대 35억원의 약 3배에 달한다. 이번 사전투표 참관인 수당·식대를 위해 편성된 기존 예산은 65억원으로, 선관위는 부족한 53억원을 잔여 예산으로 메울 계획이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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