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 > 전체기사

“악취난다고 노숙자 체포?”… 英 법안 논란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이미지. 기사 내용과 직접 관련이 없습니다. 픽사베이

영국에서 심한 악취를 풍기는 노숙인을 경찰이 체포할 수 있다는 법안이 추진되면서 논란이 빚어지고 있다. 노숙인은 자주 씻을 수 없는 환경에 처해 있는데 이를 고려하지 않은 조항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3일(현지시간) 일간 텔레그래프 등 외신 보도에 따르면 영국 정부는 1824년 부랑자법을 대체하는 형사사법안을 최근 발의했다. 기존 법은 구걸과 일부 노숙 행위를 범죄로 규정했다.

새 법안은 이를 폐지하는 대신에 경찰이 소란을 일으키는 노숙인을 이동시킬 수 있고 이에 불응하면 최고 2500파운드(약 425만원)의 범칙금 부과나 체포가 가능하게 한다.

논란은 단속 대상인 ‘소란 행위’에 ‘과도한 소음이나 냄새, 쓰레기 버리기·쌓아두기를 포함해 주위 환경에 손상을 입히는 행위’가 포함되면서 불거졌다. 악취를 풍기는 것까지 범죄화하는 법 적용은 과도하다는 것이다.

다만 지자 질리언 키건 교육부 장관은 스카이 뉴스와 인터뷰에서 냄새가 난다는 이유로 체포될 수 있는지를 묻는 말에 “그렇지 않다”고 답했다. 악취만을 이유로 체포하는 일은 없을 거란 점을 시사한 것이다.

총리실 대변인도 “우리는 노숙을 범죄화하는 낡은 법을 고치려는 것”이라며 “이번 논란이 입법 취지와는 정반대”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정부의 해명에도 논란은 가라앉지 않았다. 반대 의견은 야당뿐 아니라 여당에서도 제기되고 있다.

여당인 보수당의 밥 블랙먼 하원의원은 ‘과도한 냄새’를 소란의 정의에 포함하는 것은 터무니없다면서 “노숙인은 목욕, 샤워는커녕 화장실도 못 갈 때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정부에 지방 당국이나 경찰의 법 집행 권한을 특정 상황으로 제한하는 지침을 의무적으로 내놓도록 하는 수정안을 제시했다. 이 수정안에 여당 하원의원 11명과 야당 하원의원 21명이 찬성했다고 BBC는 전했다.

최예슬 기자 smarty@kmib.co.kr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수집,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국민일보 신문구독
X 페이스북 카카오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