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공의 ‘봉사’ 제안에…환자단체 “병원 떠나놓고 말장난하나” 반발

인턴들의 임용 등록 마감인 2일 의료계가 여전히 꿈쩍하지 않고 있다. 사진은 2일 서울시내 한 대학병원에 비어있는 인턴 전용 공간. 연합뉴스

집단사직한 전공의 가운데 일부가 상담으로 환자를 돕는 방법을 찾겠다고 밝히자 환자단체가 반발했다.

김성주 한국암환자권익협의회 대표는 3일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전공의들이 의료 현장을 떠나서 생긴 문제인데 무슨 상담을 해주겠다는 거냐”며 “다 죽게 생긴 환자들한테 봉사할 여력이 있다면 현장에 돌아오라고 하고 싶다”고 호소했다.

대전성모병원에 사직서를 낸 인턴 류옥하다씨는 전날 서울 종로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번 주 중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와 사직 전공의·교수 등이 ‘전국 암 환자 및 만성질환자 분류 프로젝트(NCTP)’를 시작한다고 밝혔다. 진료를 요청하는 환자의 정보를 취합한 뒤 해당 환자를 진단한 교수와 연락해 진료 지연 상황에 따른 위험도를 평가한다는 것이다.

대전성모병원에서 사직한 전공의 류옥하다 씨가 2일 오전 서울 시내 모처에서 젊은의사(전공의·의대생) 동향조사 결과 브리핑을 하고 있다. 뉴시스

류옥씨는 개인 주도로 암 환자나 만성질환자에 대한 불편 사항을 수집한 뒤 진단 교수와 연락해 대안을 찾겠다고 제시했다. 하지만 안기종 한국환자단체연합회 대표는 “보건복지부에서도 항암 치료, 수술 등을 받지 못한 환자들을 전원해서 치료해줄 수 있겠느냐고 문의했을 때 쉽지 않다는 답이 돌아왔다”며 “정부도 못한 일을 어떻게 개인이 하겠느냐. (해당 발언에) 관심 가지고 싶지 않다”고 말을 아꼈다. 특히 민감한 의료 정보를 병원을 떠난 개인 자격으로 다룰 수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복지부에 따르면 이날 오후 6시 기준 의사 집단행동 피해신고 지원센터에 총 2067건의 상담이 접수됐다. 피해신고서는 612건 접수됐는데, 수술 지연 409건, 진료 차질 110건, 진료 거절 66건, 입원 지연 27건 등이다.

김 대표는 “뇌종양인 환자가 2차 수술을 못 받고 한 달 넘게 대기만 하고 있느라 밥도 먹지 못하고 튜브로 영양분을 공급하며 버티고 있다”며 “일주일 뒤에 수술이었는데 지금 한 달이 넘도록 연락도 안 되는 상황이다. 전공의들이 환자들 조사할 시간에 현장으로 가서 환자들을 지금 당장 치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차민주 기자 lali@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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