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강진 사망자 9명… “3일간 규모 6~7 여진 가능성”

대만서 1999년 이후 25년 만에 최대 강진
대만기상국 “규모 7.2” 美·유럽 “규모 7.4”
9명 사망, 946명 부상, 137명은 매몰 고립

입력 : 2024-04-03 18:02/수정 : 2024-04-03 23:24
대만 화롄현의 한 건물이 3일 발생한 강진으로 무너져 있다. AFP연합뉴스

대만 화롄현에서 3일 규모 7.2의 강진이 발생해 최소 9명이 사망하고 900명 넘게 다쳤다. 100채 넘게 무너진 건물 속 고립된 주민들에 대한 구조가 진행되고 있지만, 중상자도 있어 인명피해 규모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대만에서 25년 만에 최대 규모로 발생한 이번 지진으로 세계 최대 반도체 파운드리(위탁생산) 기업인 TSMC 공장이 멈췄고, 중국·일본까지 쓰나미가 도달했다.

대만 소방당국은 이날 오후 7시(한국시간 오후 8시) 기준으로 “사망자가 9명, 부상자가 946명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사망자 가운데 3명은 하이킹 도중 낙석에 깔려 변을 당했다. 트럭 운전사 1명은 산사태에 매몰돼 숨졌다. 화롄현은 인구 35만명의 대만 중동부 태평양 연안 휴양지로, 사망자 상당수는 산책로와 터널에서 발견됐다. 같은 시간 건물과 터널 등에 고립된 사람은 137명이다. 일부 터널에서 구조 소식도 전해졌지만 정확한 규모는 파악되지 않았다.

지진은 이날 오전 7시58분 대만 중동부 태평양 연안인 화롄현 남동쪽 23㎞ 해역에서 깊이 16㎞의 비교적 얕은 해저 지반에서 발생했다. 미 지질조사국(USGS)과 유럽지중해지진센터(EMSC)는 지진 규모를 대만기상국(CWB) 관측값보다 큰 7.4로 측정했다. 첫 지진 발생 후 정오까지 4시간여 동안 모두 58회의 여진이 몰아쳤다. 그중 오전 8시11분(6.5)과 오전 10시14분(6.2)에는 규모 6대의 강한 여진이 발생했다.

지진은 화롄에서 150㎞ 떨어진 수도 타이베이에서는 물론, TSMC 본사가 입주한 서부 신주에서도 감지됐다. 아침 출근 시간대 발생한 지진으로 타이베이 지하철에서 놀란 시민들이 하차하는 소동이 빚어졌다.

TSMC는 지진 발생 직후 본사 직원들을 대피시키고 공장 가동을 일시 중단했다. 이 기업은 애플·엔비디아·퀄컴 반도체를 위탁생산한다. 대만에 4개 생산시설을 둔 일본 반도체 장비업체 도쿄일렉트론도 “일부 시설에 손상을 입었다”고 밝혔다.

이번 지진은 2400여명이 숨지고 건물 5만채가 파손된 1999년 9월 21일 규모 7.6의 강진 이후 대만에서 25년 만에 찾아온 최대 규모의 재난으로 평가된다. 당시 강진 피해도 화롄현 서쪽 난터우현에 집중됐다.

대만은 지각·화산활동이 왕성한 환태평양 조산대, 이른바 ‘불의 고리’에 포함돼 평소에도 규모 5~6대의 지진이 빈번하게 일어나는 나라다. 이번 지진으로 중국, 일본, 필리핀에 쓰나미가 도달했다. 대만에 인접한 일본 오니카와에서는 지진 발생 초기 최대 3m 높이의 쓰나미 경보가 발령된 뒤 해제됐다.

대만에서 향후 수일간 여진도 예고됐다. 우젠푸 대만 지진예측센터장은 “이번 지진은 필리핀해판이 유라시아판 밑으로 내려가는 지역에서 발생했다. 에너지가 빠르게 축적되는 지점”이라며 “향후 3일간 규모 6.5~7.0의 여진이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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