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화여대가 2일 ‘이화여대생 미군 장교 성 상납’ 발언으로 논란을 빚고 있는 더불어민주당 김준혁 후보(경기 수원정)에게 후보직 사퇴를 촉구했다. 학교 측은 학교 명예를 훼손한 김 후보의 발언에 대해서도 법적 대응에 나서기로 했다.
이화여대는 이날 입장문을 내고 “최근 유튜브와 언론 보도를 통해 공개된 김 후보의 명예훼손 발언에 깊은 유감을 표한다”며 “검증되지 않은 자료와 억측으로 본교와 구성원의 명예를 훼손하는 행위에 대해 법적으로 엄중히 대응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김 후보가 지금이라도 자신의 발언과 태도에 대해 즉각 사과하고 후보직에서 물러날 것을 요구한다”고 덧붙였다.
학교 측은 “김 후보의 발언은 본교와 재학생·교수·동창의 명예를 심각하게 훼손하고 본교 이미지를 크게 실추시켰다”며 “게다가 국회의원 후보자로서 가져서는 안 되는 여성 차별적이고 왜곡된 시각을 바탕으로 당시 여성은 물론 현대 여성에 이르는 전체 여성에 대한 명백한 비하 의도를 담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 후보는 2022년 8월 유튜브 채널 ‘김용민TV’에 출연해 “전쟁에 임해 나라에 보답한다며 종군 위안부를 보내는 일에 큰 역할을 한 사람이 바로 김활란(이화여대 초대 총장)”이라며 “미 군정 시기에 이화여대 학생들을 미군 장교들에게 성 상납시키고 그랬다”고 언급했다.
한국사를 전공하고 한신대 평화교양대학 부교수로 재직 중인 김 후보는 역사학자로서의 발언이며, 여당의 공세라고 일축하고 있다. 김 후보는 이날 자신의 블로그에 “제가 5~6년 전에 유튜브에 출연해 나누었던 발언을 꼬투리 삼아 앞뒤 다 자르고 성(性)과 관련된 자극적인 부분만 편집해 저와 민주당 전체를 매도하고 있다”며 “친일 인사들의 문제가 되는 행적, 여성들의 인권을 유린하고 성착취를 강요했던 숨겨진 아픈 역사를 제대로 알자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 후보의 과거 발언을 둘러싼 논란은 처음이 아니다. 앞서 김 후보는 2019년 2월 같은 유튜브 채널에서 박정희 전 대통령이 종군 위안부들과 성관계를 가졌다는 발언을 한 사실이 알려져 논란에 휩싸였다. 박 전 대통령의 외종손인 김병규씨는 전날 김 후보를 사자명예훼손 혐의로 서울경찰청에 고소장을 제출했다.
김용현 기자 fac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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