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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키스탄서 누이 ‘명예살인’하며 영상까지 촬영… 부친은 방관

살해 영상 촬영해 SNS 게시
현지 경찰, 가족 용의자들 체포
“신원미상 남성과 영상통화” 진술

2016년 파키스탄 이슬라마바드에서 여성운동가들이 명예살인 근절 시위를 벌이고 있다. 뉴시스

파키스탄에서 누이를 살해하고 그 장면을 촬영해 소셜미디어에 올리기까지 한 가족이 경찰에 체포됐다. 경찰은 이 사건을 ‘명예 살인’으로 보고 조사 중이다.

30일(현지시간) 파키스탄 일간 돈(Dawn)에 따르면 지난달 17일 밤 파키스탄 펀자브주 토바 텍 싱 마을에 거주하는 무하마드 파이살은 자신의 누이 마리아 비비(22)의 목을 졸라 숨지게 했다.

사건 당시 마리아의 아버지 압둘 사타르는 아들의 범행을 그저 지켜보고 있었고, 또 다른 남자 형제인 셰바즈는 이 상황을 영상으로 찍어 SNS에 게시했다.

셰바즈가 올린 영상은 온라인상에서 빠르게 퍼졌다. 수사에 착수한 경찰은 사건 발생 13일 만인 지난 30일 사건과 관련된 가족 용의자들을 체포했다.

현지 경찰은 “살인 동기가 분명하지는 않지만, 사건 주범인 파이살이 ‘비비가 신원을 알 수 없는 남성과 여러 차례 영상 통화를 하는 것을 목격했다’고 진술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번 사건이 명예 살인의 모든 특징을 가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엑스(옛 트위터)에서 #JusticeForMaria(마리아를 위한 정의) 챌린지를 이어나가고 있다. 엑스 캡처

사건이 보도되자 온라인에서는 “끔찍한 일”이 벌어졌다며 가족의 행위를 비판하는 글들이 쏟아지고 있다. 일부 누리꾼들은 엑스(옛 트위터)를 통해 #JusticeForMaria(마리아를 위한 정의) 챌린지도 이어나가고 있다.

누리꾼 아드난 시디퀴는 “마리아는 ‘명예’라는 이름으로 잔인하고 무의미한 죽음을 맞이했다”며 “이런 야만적인 행위를 처벌하지 않고 방치할 수는 없다”고 지적했다.

명예 살인은 집안의 명예를 더럽혔다는 이유로 순결을 강요하며 가족 구성원이 여성을 살해하는 관습이다. 파키스탄 등 남아시아 이슬람권에서는 여전히 여성을 대상으로 한 명예 살인이 자주 발생한다.

파키스탄 인권단체 ‘파키스탄위원회’(HRCP)에 따르면 2022년 기준 파키스탄에서 발생한 명예 살인은 316건에 이른다. 그러나 가족을 살해하고도 범죄 사실을 숨기는 경우가 많아 실제 사건 수는 더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파키스탄 정부는 2016년부터 명예 살인에 대한 처벌을 ‘징역 25년 이상’으로 강화했지만, 지금까지 근절되지 않고 있다.

황민주 인턴기자 onlinenews1@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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