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아파트에서 택배를 1층에 적재해두는 택배기사로 인해 입주민들이 고충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되고 있다. 이 택배기사는 주민의 항의에 욕설로 대응하는 등 적반하장식의 태도를 보이는 것으로 전해졌다.
엘리베이터가 없는 5층짜리 군인 아파트에 거주하고 있다는 A씨는 최근 택배기사 B씨로 인해 골머리를 앓고 있다. A씨에 따르면 해당 아파트에는 현재 3명의 택배기사가 택배 배송을 담당하고 있다. 그중 한 명인 B씨가 나머지 2명의 택배기사와 달리 유독 입주민과 마찰이 생기곤 한다는 게 A씨의 주장이다.
A씨가 전한 이야기를 종합하면 B씨는 한 입주민이 배송 문제로 100만원의 피해를 볼 뻔했다고 항의하자 “끊어 이 XXX아, 확! 어디 X 같은 소리를 하고 있어”라며 욕설을 했다.
또 다른 입주민은 “제가 임신부라 무거운 것을 못 드니 집 앞에 놔달라”고 문자를 보냈다가 “어쩌라는 거냐. 그 정도는 직접 가져가라”는 답변을 받았다. 이같은 내용은 지난 27일 JTBC ‘사건반장’을 통해 공개됐다.
B씨는 앞으로 택배를 1층에 적재해두겠다는 협조문을 각 동의 현관에 붙이기도 했다. 방송에서 공개된 협조문에는 “3월 4일부터 동별로 출입구 우편함 아래에 택배를 확인할 수 있게 호수별로 적재해둘 예정”이라고 적혀있었다.
이어 “이 아파트는 엘리베이터가 없는 계단식 아파트라서 배송 업무에 많은 어려움이 있다. 장시간 계단을 오르내리다 보니 그 과정에서 언제든지 발생할 수 있는 과로사 위험에 노출돼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안정화가 되기까지 너무 무겁거나 불가피하게 확인이 어려운 분들은 재방문 시 최대한 재배송해드릴 수 있도록 신경 쓰겠다”고 양해를 구했다.
그러나 A씨는 “‘협조를 요청드린다’고 했지만 통보식으로 들린다”면서 “기존에도 임의 배송으로 문제가 있었다”고 했다. 그는 “잘못 배송됐다고 하면 전화도 안 받고, 전화를 받더라도 ‘이런 식이면 이쪽 호수는 관리실에 가져다 줄 수밖에 없다’고 협박했다”고 주장했다.
A씨는 결국 국민신문고를 통해 이의를 제기했고, ‘대리점 집배점장이 직접 방문해 배송 위치를 확인하고 임의 배송되지 않도록 하겠다’는 답변을 받았다. 이후 실제로 집배점장이 찾아와 배송 실태를 확인했다고 한다. 그러나 B씨가 이러한 감시를 피해 1층과 2층의 계단 사이에 배송하고 있다고 A씨는 말했다.
A씨는 “본사에 민원을 넣어도 B씨가 노조에 가입돼 있어서 조치에 한계가 있다고 하더라”면서 “택배를 가지러 계속 1, 2층까지 가야 한다”고 불편을 토로했다.
박은주 기자 wn1247@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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