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시내버스 노조가 파업에 돌입한 첫날부터 출근길 혼란이 시작됐다. 비까지 내리는 날씨에 직장인들은 불편을 호소했다.
서울시버스노동조합은 28일 오전 2시20분쯤 사측인 서울시버스운송사업조합과의 협상 결렬을 선언했다. 노사는 전날 오후 3시께부터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서 조정 회의를 열었으며 11시간 넘는 마라톤 협상에도 불구하고 결국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노조는 예정대로 이날 오전 4시부터 파업에 들어갔다. 서울버스노조가 파업한 것은 2012년 이후 12년 만이다. 전체 서울 시내버스(7382대)의 97.6%인 7210대가 운행을 멈췄다.

각종 커뮤니티에는 출근길 상황을 묻는 직장인들의 글이 잇달아 올라왔다. 마을버스를 제외하고는 버스 배차가 안 된다는 이들이 많았다. 한 누리꾼은 “양천구, 강서구는 대체노선을 운행한다고 연락이 왔는데 배차가 20분 간격이라 사람이 미어터질 것 같다”고 전했다.
경기버스나 지하철 이용이 편한 이들은 큰 타격이 없지만 지하철역이 멀거나 버스를 타는 이들은 불편을 토로했다. “출근하려고 일어났는데 버스가 한 대도 안 다닌다” “지하철에 평소보다 사람이 많다” “밤사이 협상이 타결될 줄 알고 늘 일어나던 시간에 일어났는데 버스가 없어서 따릉이(서울 공공자전거)를 타고 지하철역까지 달려갔다. 지각할 뻔했다” 등의 글이 이어졌다.
비까지 내리는 궂은 날씨로 택시를 잡기도 쉽지 않았다.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 앱에서 한 이용자는 “택시도 못 잡아서 만삭인데 비 오는데 뛰어다니다가 간신히 택시를 잡았다”며 긴박했던 상황을 전했다.
버스노조에 불만을 터뜨리는 이도 있었다. 또 다른 이용자는 “공공교통서비스면 최소한의 운행은 해야 하는 것 아닌가”라며 “전날까지도 버스 안에 (파업 관련) 안내 표지를 하나도 못 봤다”고 비판했다.
반면 불편함을 감수하더라도 파업을 지지한다는 이도 있었다. 한 엑스(X) 사용자는 “파업은 정당한 노동자의 권리다. 내 등굣길이 조금 불편해진다고 해도 나는 연대하고 응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서울 시내버스 노조는 사측에 호봉별로 시급 12.7%를 인상해 달라고 요구했다. 사측은 요구가 과도하다며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서울시는 출근 대란에 대비해 구별로 셔틀버스 등 비상수송대책을 가동했다. 이날 오전 6시부터 서울시를 비롯해 경기도 각 지방자치단체는 “서울시 시내버스 파업으로 통근, 통학의 불편이 예상된다”며 “도시철도, 무료 셔틀버스, 택시 등 다른 교통수단을 이용해 주시기 바란다”고 안전 안내 문자를 발송했다.
최예슬 기자 smarty@kmib.co.kr
GoodNews paper Ϻ(www.kmib.co.kr), , , AIн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