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업무만 하는데 회사에서 왕따 당하고 있습니다”

‘본인 업무’ 외 전부 거절한 신입사원
“개인번호 노출 싫다”며 통화도 거부
결국 왕따 신세… “신고할 계획”

입력 : 2024-03-26 09:54/수정 : 2024-03-26 11:20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 기사 내용과 관계없음. 게티이미지뱅크

직장에서 자신의 업무로 명시된 것들만 처리했다는 이유로 따돌림을 당하고 있다는 신입사원의 사연이 전해졌다.

26일 소셜미디어(SNS) 등에 따르면 자신을 지난해 하반기에 입사한 신입사원으로 소개한 A씨는 최근 온라인상에 ‘제 업무만 하는데 회사에서 왕따 당하고 있어요’라는 제목의 글을 게재했다.

A씨는 “입사한 회사명은 당장 밝힐 수 없지만 대기업보다는 조금 작은, 나름 큰 중견기업”이라며 “이 회사는 신입을 적게 뽑고 경력직 이직을 선호해서 직원분들이 다 나이대가 있고 딱딱한 것 같다. 그래서 그런지 안 좋은 관습들이 굳어져 있다”고 설명했다.

A씨는 재직 중인 회사의 가장 큰 단점으로 ‘담당 업무가 따로 있는데 은근슬쩍 잡무를 밀어넣는 점’을 꼽았다.

A씨는 “대뜸 ‘거래처에 전화해서 자재 언제 오는지 물어봐요’라고 지시하는데, 그 계약 건 자체가 제 업무가 아니고 그 거래처랑 안면도 없는 경우가 많다. 제가 그걸 왜 물어봐야 하나”며 “그래서 못 하겠다고 딱 잘라 말했더니 ‘단순히 물어보는 걸 왜 못 하냐’고 황당해하길래 그건 제 업무가 아니니까 못 하겠다고 했다”고 말했다.

어느 날은 외근을 나가 있는 도중에 ‘급한 상황이니 거래처에 연락을 돌려보라’는 지시가 내려왔다고 한다.

A씨는 “회사 전화로 연락하는 것도 아니고 외근 나와 있는데 제 개인 전화로 연락하는 건 좀 아닌 것 같았다. 제 개인 번호 유출하기가 너무 싫었다”며 “싫다고 하니 전화기 너머로 ‘하… 씨’ 하는 소리가 들리길래 ‘지금 뭐라고 하셨어요’라고 되물으니 ‘됐다’는 답이 돌아왔다”고 했다.

이후에도 회사 용품 구매, 도시락 메뉴 선정, 연락망 정리, 공문 작성 등 상황에서 A씨는 ‘개인 번호를 노출하기 싫다’며 업무를 거절했다고 한다. A씨는 “제 업무도 아닐뿐더러 전 프라이버시를 중시하는데 이 부분에선 너무 안 맞았다. 일본 회사처럼 업무용 휴대전화를 지급하는 것도 아니지 않느냐”고 되물었다.

이런 일이 반복되자 A씨는 점차 회사 내에서 따돌림을 당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A씨는 “보고서 수정 여부를 물어보면 ‘그건 A씨 일이지 않나. 최종 안건을 내게 줘야지 내가 왜 수정을 해야 하나’고 되받아친다”며 “일이 밀려 바빠서 작은 걸 부탁해도 ‘내가 그걸 왜 해줘야 하나’고 되묻는다”고 호소했다.

A씨는 “제가 잡무는 거절했어도 업무만큼은 성실하게 잘 해냈다고 자부한다”며 “요즘 시대가 어느 때인데 이런 사내 문화가 있는 것이냐. 억울해서 직장 내 괴롭힘 증거를 모으고 신고를 접수하려 한다”고 조언을 구했다.

사연을 접한 네티즌들은 “이런 신입이 들어올까 무섭다. 어디서부터 설명을 해야 할지, 설명을 한다고 이해는 할지 겁난다” “괴롭히는 게 아니라 본인 논리에 맞게 본인을 상대해주고 있는 게 아니냐” “본인의 행동 그대로 되돌려받고 있는 것” 등 반응을 보였다.

김지훈 기자 german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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