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복궁 교태전 부벽화(付壁畵)의 모사도 제작 및 설치 사업을 위해 구찌와 문화재청이 손을 맞잡았다.
25일 학계에 따르면 문화재청은 최근 열린 문화재위원회 회의에서 현재 국립중앙박물관이 소장하고 있는 경복궁 교태전 부벽화 2점을 모사한 그림을 제작해 설치할 계획이라고 보고했다. 부벽화는 종이나 비단 위에 그려 벽에 붙인 그림이다. 직접 벽면에 그리는 벽화에 비해 훼손되기 쉽지만, 자유롭게 떼어낼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지난해 12월 관계 전문가의 검토를 마친 해당 사업은 이달 문화재위원회 안건 보고를 거쳐 경복궁 교태전의 원형 보전과 관람 콘텐츠 확충을 위해 부벽화 모사도를 제작하고 전시를 개편하는 방향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교태전은 고종 때 경복궁을 다시 지을 때부터 왕비의 침전(중궁전)으로 사용한 공간이다. 1918년 일제에 의해 철거가 결정된 뒤 창덕궁 대조전 복구를 위한 자재로 쓰였으며, 1995년 문화재청의 복원 작업을 거쳐 현재의 모습을 갖추게 되었다. 교태전 부벽화는 해방 이후 조선총독부 박물관에서 한국 정부로 귀속된 끝에 현재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소장 중이다.
본래 교태전 벽면은 두 점의 부벽화가 장식하고 있었다. ‘화조도’와 ‘원후반도도’는 조선시대 궁중회화를 계승하면서 왕비의 모성애를 투영한 원숭이, 왕비의 해로를 상징하는 앵무새를 담아낸 작품들이다. 왕비의 공간인 교태전의 장소성과 뛰어난 작품성을 모두 갖추고 있다.

한편 이번 모사도 제작 사업은 이탈리아 럭셔리 브랜드 구찌의 후원을 받아 진행된다.
문화재청과 구찌는 2022년 11월 ‘문화유산 보존·관리·활용을 위한 사회공헌활동 업무 협약(MOU)’를 맺고 지난해 5월 경복궁에서 ‘2024 크루즈 패션쇼’를 여는 등 다양한 협력사업을 진행하기로 결의한 바 있다.
문화재청 측은 “구찌와 함께하는 이번 사업을 통해 문화재청에서 추진 중인 경복궁 복원사업의 고도화에 기여하는 동시에 경복궁을 찾는 내외국인 관람객들이 고종 시기 본래의 경복궁 교태전에 근접한 원형을 접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현재 모사도를 제작할 업체 선정을 완료한 상태로, 실제 작업 시작을 앞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모사도는 앞으로 240여일간의 제작 및 설치 작업을 거친 뒤 교태전 내부 벽면에서 관람객을 맞이한다. 이르면 올해 12월, 늦으면 내년 1∼2월중 대국민 공개될 예정이다.
문화재청은 “구찌와의 이번 첫 번째 협력사업을 시작으로 앞으로도 국가유산을 활용한 다양한 콘텐츠를 공동 개발하고 국내외 다양한 관람객에게 선보이는 민관 협력의 모범 사례를 만들어 나갈 예정”이라고 전했다.
천양우 인턴기자 onlinenews1@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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